시장개방 앞두고 로펌간 M&A 후끈
시장개방 앞두고 로펌간 M&A 후끈
  • 기사출고 2007.05.0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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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로펌들도 합종연횡 적극 모색외국 로펌과 제휴하면 파급효 클듯
최근 변호사들 사이에 A로펌이 B로펌과 합병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두 로펌 모두 국내 로펌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로펌들이다.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뉴스였다. 더구나 한미FTA타결로 국내 법률시장 개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이 아닌가. 그러나 확인결과 A로펌이 B로펌과 이름이 똑같은 회계법인과 펀드작업을 함께 하는 게 와전된 그릇된 소문으로 판명됐다.

사실인 얘기도 있다.

또다른 로펌인 C로펌과 D로펌이 합병을 추진중에 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관심있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두 로펌이 합병할 경우는 물론 무산될 경우도 파장은 적지않아 보인다. 합병 추진이란 게 원래 그런 속성을 띠고 있는데다가 법률시장개방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미FTA타결 이후 국내 로펌들이 다양한 이합집산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로펌들은 이전에도 줄기차게 대형화와 전문화를 추구해 왔고, 합병을 대형화의 한 방법으로 적극 검토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FTA협상이 타결되면서 시장개방을 앞두고 더욱 활발하게 합병 등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로펌은 물론 중소 로펌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적극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 변호사는 시장개방이 중소 로펌에 한층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외국 로펌과의 제휴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진출을 노리는 영, 미로펌의 경우 대형 로펌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중소 로펌을 우선적인 제휴 상대로 선호한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주요 로펌의 한 변호사는 "자신들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이면서, 최고 수준의 업무수행 능력을 갖춘 중소 로펌이 영,미 로펌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휴 또는 동업파트너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 로펌을 잘 아는 중견 로펌의 또다른 변호사는 "국내 대형 로펌들이 외국 로펌과 제휴를 맺으려 해도 외국 로펌쪽에서 손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외국 로펌의 제휴 또는 동업 파트너는 원래 중소 로펌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외국 로펌들, 한국 로펌 분석 마쳐

실제로 영, 미계 로펌들은 한국법률시장이 열려 업무제휴 등이 가능해지면 한국의 어느 로펌과 손잡고 일하는 게 좋은 지 이미 오래전에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외국변호사는 영국계인 모 로펌의 경우 국내의 E로펌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고 기자에게 이 로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귀뜸하기도 했다.

중소 로펌들 입장에서도 시장개방을 경쟁력 강화의 좋은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대형 로펌들과의 관계에서 항상 규모의 문제를 고민해 온 중소 로펌들이 합병이나 외국 로펌과의 제휴 등에 보다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한 중견 로펌의 대표는 "그동안 일만 하고 지냈는데, 이제는 로펌 매니지먼트에도 적극 신경쓰려 한다"며, "시장개방을 앞두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방적인 자세로 발전방향을 모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로펌 관계자는 "시장이 열리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병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연장선상에서 외국 로펌과의 제휴를 전제로 한 국내 중소 로펌간의 합병도 유력한 시나리오중 하나로 관측되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부티크들이 모여 적절한 규모로 경쟁력을 강화한 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 로펌과 제휴하는 식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경우 파급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선 합종연횡(合從連衡) 모색이 이미 시작됐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국내 로펌업계는 시장개방에 앞서 로펌간 M&A시장이 먼저 달아오르고 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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