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이달의 변호사] 현대아파트 사건 이긴 최용근, 서희원 변호사
[리걸타임즈 이달의 변호사] 현대아파트 사건 이긴 최용근, 서희원 변호사
  • 기사출고 2021.05.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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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 휴게시간도 근로시간…연장 · 야간수당 추가 지급하라"

법무법인 한울의 최용근 변호사와 법무법인 여는의 서희원 변호사에 따르면, 상당수의 아파트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서울고법에서 휴게시간에 대해 경비원들에게 추가로 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2019나2044676)이 선고된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 사건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단체협약과 근로계약에는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 1시간씩을 포함 하루 6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최용근, 서희원 변호사는 경비원들이 식사, 휴게시간에도 실질적인 휴식 및 자유로운 시간 이용이 보장되지 않은 채 사용자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 · 감독 아래 경비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입증해 "휴게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경비원들의 청구를 상당부분 인용 받는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직 경비원 30명이 서울고법의 항소심 판결에서 받아낸 추가 임금 등 승소 금액은 7억 5,100여만원이다.

"실질적인 휴식 보장 안 돼"

휴게시간이 현실적으로 보장되지 않았으니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추가 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또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 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법리(2017. 12. 5. 선고 대법원 2014다74254 판결)도 이미 확립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서울고법 판결은 전국에서 가장 값이 비싼 고급 아파트 중 하나인 서울 강남의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어 한층 높은 주목을 끌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직 경비원들을 대리해 최근 점심 · 저녁 식사시간과 야간 휴게시간도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을 처리하는 등 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 · 감독을 받은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승소판결을 받아낸 최용근 변호사(좌)와 서희원 변호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직 경비원들을 대리해 최근 점심 · 저녁 식사시간과 야간 휴게시간도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을 처리하는 등 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 · 감독을 받은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승소판결을 받아낸 최용근 변호사(좌)와 서희원 변호사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한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전직 경비원 30명은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으니 1일 6시간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과 4시간의 야간근로수당,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분의 지급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1심에선 이 부분에 대한 청구가 기각됐다. 이유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부여받은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것.

항소심 맡아 1심 판결 뒤집어

원고들은 항소하며 현대아파트 경비원의 정리해고 사건도 맡고 있는 최용근, 서희원 변호사를 찾아갔다. 항소심에 투입된 최, 서 변호사는 실질적인 휴식이 보장되지 않은 휴게시간의 구체적인 근무 실태에 대한 입증에 나서 1심 판결을 사실상 180도 뒤집는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최 변호사는 "모든 노동사건의 공통적인 특징이겠으나, 대부분의 증거자료들을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이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수행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며 "항소심에서는 무엇보다도 1심 변론과정에서 현출되지 못한 증거들을 수집, 제출하는 것에 주안을 두었다"고 변론전략의 일부를 공개했다. 서 변호사도 경비원 중 몇 분이 업무처리 내용을 기록한 경비 근무일지를 남긴 사실을 확인, 이를 찾아내 재판부에 제출하고, 과거 경비원들이 노동청에 제출한 자료들에 대해서는 문서송부촉탁신청을 통해, 피고 측에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경비원들의 근무실태에 대한 근무일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 등에 대해서는 문서제출명령신청을 통해 확보해 제출했다고 거들었다.

근무일지 찾아내 재판부 제출

지난 3월 26일 선고된 항소심 재판 결과는 원고들의 사실상 승소. 재판부는 "이 사건 계쟁기간(2015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중 2017. 9. 26.까지 원고들의 휴게시간(6시간)은 근로자의 실질적인 휴식 및 자유로운 시간 이용이 보장되지 않은 채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하고, 피고는 이를 전제로 원고들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로, '근무시간대'와 '휴게시간대'의 구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와 입주민들은 경비원이 경비초소 내에 자리하고 있는 24시간 전부를 근무시간인 것처럼 간주하고, 그 시간 내내 위 준수사항이 준수될 것으로 기대하여 지휘 · 감독을 하거나 업무처리를 요구하였을 것이고, 경비원은 이를 거절할 뚜렷한 근거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원고들은 계약기간을 1년 단위로 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던바, 갱신 거절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휴게시간을 이유로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실제로 경비일지 및 경비감독일지에 의하면, 경비원들은 피고 측에서 경비원들의 실질적인 휴게시간이었다고 주장하는 식사시간, 야간 휴게시간대에 단지 순찰, 서명부 배부 등 통상적인 업무처리를 하거나 주차대행 등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을 다수 처리하였고, 그 업무 처리 내용을 일지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근무상황을 보고하였으며, 경비조장, 경비반장, 관리소장의 결재를 받음으로써 피고의 관리 · 감독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은 야간에 감시적 근로(순찰, 방범)에 그친 것이 아니라 주차대행 및 출차를 위한 차량이동 업무에 착수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주차 사정이 악화되는 저녁 · 야간시간대에는 입주민들의 간헐적 · 돌발적 요청에 즉각 반응하기 위하여 경비초소에 상시적으로 대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고 역시 당연한 경비원들의 업무라는 전제하에 경비원들에게 밤늦게 귀가하는 차량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도록 하고, 차량관리 및 주차 요령을 교대시에 인수 · 인계하도록 하였으며, 경비원들이 주차 관련 업무를 중단하자 피고의 비용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기도 하였다. 야간 휴게시간에도 사실상 차량이동 등 경비업무에 종사했다는 것이다.

입주민에 휴게시간 고지 이후 청구는 기각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가 원고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17. 9. 26. 각 동 엘리베이터 내부 등에 안내문을 부착했는데, 입주민의 입장에서는 경비원의 실체에 부합하는 휴게시간에 관한 안내문이 엘리베이터 내 · 외부에 부착되고, 세대별 스피커로 안내방송이 이루어진 2017. 9. 26.경에 이르러서야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비로소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2017년 9월 26일 이후의 휴게시간 등에 대한 추가 임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가 부착한 안내문엔 '경비원의 휴게시간은 6시간으로 정하고 휴게시간에는 근무자가 초소나 기타공간에서 자유로운 휴게시간을 보장하기로 하고, 임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휴게시간이 이행될 수 있도록 주민여러분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최용근 변호사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비근로자 중 과로사로 사망한 근로자가 지난 3년간 74명에 달하고, 이러한 과로사의 주된 이유로 제대로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은 장시간 근로가 지목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런 점에서 아파트 경비원의 휴게시간 운영 실태를 간파한 이번 판결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비근로자들도 충분한 휴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노동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용자들의 실질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서울고법 판결에 피고 측에서 상고해 최종 결론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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