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휴게시간도 근로시간",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 경비원들 승소
[노동] "휴게시간도 근로시간",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 경비원들 승소
  • 기사출고 2021.04.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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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실질적인 휴식 · 자유로운 시간 이용 보장 안 돼"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전직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에도 근무를 했으니 그에 해당하는 추가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내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3월 26일 김 모씨 등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전직 경비원 30명이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추가 임금 등 청구소송의 항소심(2019나2044676)에서 "휴게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피고는 원고들에게 7억 5,1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한울이 원고들을, 입주자대표회의는 법무법인 신지가 대리했다.

1999∼2016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계약을 체결하고 경비원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5∼2018년 퇴사한 전직 경비원들인 원고들은 "점심, 저녁 각 1시간의 식사 휴게시간과 4시간인 야간 휴게시간에도 사용자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 · 감독 아래 경비초소에서 식사를 하거나 가면을 취하면서 경비업무뿐만 아니라 택배 보관, 재활용품 분리수거, 주차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음에도, 입주자대표회의가 1일 18시간 근무한 것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과 법정수당만을 지급하여 왔다"며 1일 6시간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과 4시간의 야간근로수당,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분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또 매월 2시간씩 산업안전보건교육을 받은 교육시간도 근무시간이라며 이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과 최저임금과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 지급도 요구했다. 원고들은 경비원 재직시 오전 9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24시간 근무 후 24시간을 쉬는 격일제 교대근무 방식으로 근무했다.

1심 재판부가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고, 최저임금 차액과 산업안전보건교육을 받은 시간도 매월 20분씩만 인정하자 원고들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근무시간대'와 '휴게시간대'의 구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와 입주민들은 경비원이 경비초소 내에 자리하고 있는 24시간 전부를 근무시간인 것처럼 간주하고, 그 시간 내내 위 준수 사항이 준수될 것으로 기대하여 지휘 · 감독을 하거나 업무처리를 요구하였을 것이고, 경비원은 이를 거절할 뚜렷한 근거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원고들은 계약기간을 1년 단위로 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던바, 갱신 거절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휴게시간을 이유로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이 사건 계쟁기간 중 2017. 9. 26.까지 원고들의 휴게시간(6시간)은 근로자의 실질적인 휴식 및 자유로운 시간 이용이 보장되지 않은 채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하고, 피고는 이를 전제로 원고들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이에 따른 퇴직금 차액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실제로 경비일지 및 경비감독일지에 의하면, 경비원들은 피고측에서 경비원들의 실질적인 휴게시간이었다고 주장하는 식사시간, 야간 휴게시간 대에 단지 순찰, 서명부 배부 등 통상적인 업무처리를 하거나 주차대행 등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을 다수 처리하였고, 그 업무 처리 내용을 일지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근무상황을 보고하였으며, 경비조장, 경비반장, 관리소장의 결재를 받음으로써 피고의 관리 · 감독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은 야간에 감시적 근로(순찰, 방범)에 그친 것이 아니라 주차대행 및 출차를 위한 차량이동 업무에 착수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주차 사정이 악화되는 저녁 · 야간시간대에는 입주민들의 간헐적 · 돌발적 요청에 즉각 반응하기 위하여 경비초소에 상시적으로 대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에 자신들을 대체할 인력이 존재하지 않았고, 독립된 휴게공간(51동 지하에 별도로 휴게실이 설치된 시점은 2017. 9. 13.경이다)을 부여받은 바 없기 때문에, 주된 업무공간인 경비초소에 24시간 계속하여 머무르면서 식사를 하거나 잠깐씩 잠을 잤고, 휴게시간 중에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주차대행, 음식배달 및 방문인 확인, 관리사무소 민원 접수 등)이 발생할 경우 이에 직접 대응하여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아파트의 경비초소는 1평 남짓으로 매우 비좁아 누운 자세로 수면을 취하기 쉽지 않은 구조일 뿐만 아니라 더위에 대비한 시설(에어컨, 냉장고 등)은 물론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변기, 세면대, 식수대 등) 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휴식을 취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볼 수 없다.

재판부는 산업안전교육을 받은 시간에 대해서도, "원고들은 실제 경비업무에 종사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매월 2시간씩 법정 교육시간에 해당하는 산업안전교육에 소집되어 위 시간에 피고로부터 각종 지시사항을 전달받는 등 지휘감독을 받았고, 교육장소를 이탈하거나 위 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교육시간 2시간 전체가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하고, 피고는 이를 전제로 매월 2시간에 대한 근로에 해당하는 임금 및 그에 따른 퇴직금 차액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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