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송무 뭉쳐 시너지 높이는 율촌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조세사건 연전연승
조세, 송무 뭉쳐 시너지 높이는 율촌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조세사건 연전연승
  • 기사출고 2009.04.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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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재평가세 환급금 승소DDP · MCP 관세부과 취소시켜
대형 로펌을 가리켜 흔히 법률의 종합병원이라고 하지만, 로펌 마다 특히 잘하는 분야가 있게 마련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법무법인 율촌은 그 중에서도 조세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자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의 주요 언론 매체나 외국의 유명 법률잡지가 실시하는 경쟁력 설문조사에서도 율촌은 조세분야의 거의 맨 앞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현대 법인세 부과 100% 승소

율촌의 조세 전문성은 국내 로펌업계에서 조세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우창록 대표변호사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92년 현대 계열사를 대리해 1000억원대의 법인세 소송을 100% 승소한 것으로 유명한 변호사다. 현재의 조세그룹장은 재조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있으면서 조세전담연구관과 조세팀장으로 활약한 소순무 변호사가 맡고 있다.

특히 율촌은 조세그룹과 송무그룹이 함께 사안의 해결에 나서는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승률을 높이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율촌의 송무그룹은 헌법재판소 연구부장 등을 역임한 윤용섭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율촌은 얼마 전 교보생명을 대리해 약 200억원의 자산재평가세 환급가산금 징수처분이 잘못됐다는 승소판결을 서울고법으로부터 받아냈다.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했으나, 외부 사정으로 상장이 무산된 경우 이미 납부한 재평가세에 대해 환급가산금을 물리는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의 판결로, 삼성생명 등 관련 업계의 비슷한 소송이 걸려있어 의미를 더한 판결이다. 율촌은 국세청이 상고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 사건의 상고심에서도 교보생명을 대리하고 있다.

일본, 대만은 무관세 정책

율촌은 또 비슷한 시기에 반도체의 하나인 DDP(Dual Die Package)에 대해 부과된 285억원의 관세부과처분을 막아냈다. 삼성전자를 대리해 1, 2심 모두 승소했다. 복합칩인 MCP(Multi-chip Package)에 부과된 37억원의 관세부과에 대해서도 팬택을 대리해 1, 2심에서 승소했다. 물론 조세와 송무그룹을 위시한 율촌의 여러 변호사가 투입돼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짜낸 결과다.

율촌의 조영식 변호사에 따르면, DDP와 MCP 모두 메모리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으로,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 등과 용량만 다를 뿐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DDP와 MCP에 대해 무관세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관세청이 '독립한 기능을 가진 기타 전자기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8%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바람에 분쟁이 발생했다는 게 조 변호사의 설명이다. 조 변호사는 "관세청의 품목 분류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여러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주장, 입증해 재판부를 납득시킨 결과"라며, "율촌이 선도적인 판결을 이끌어 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 등 8개 업체에 3000억원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돼 관련 소송이 여러 건 진행 중인 사안이다.

'아메바식 전략' 호평

율촌 관계자는 "조세 사건은 궁극적으로 소송화 되는 경우가 많다"며, "송무그룹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최상의 솔루션을 강구함으로써 승률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건에 따라 그때그때 전문팀을 구성, 유연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고객들 사이에서도 '아메바식 전략'으로 불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 분야 강화=율촌이 올 들어 김태현 전 법무연수원장 등 각계의 전문가를 영입하며, 또 한 차례 발전의 가속도를 내고 있다. 변호사 28명, 변리사 2명 등 30명이 새로 합류했다.

분야별로는 형사 분야의 대폭 강화가 눈에 띈다. 김태현 전 법무연수원장과 조정철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수재 전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가 법복을 벗고 율촌의 새 식구가 됐다.

사법시험 20회 출신인 김 전 연수원장은 울산지검장, 대검 감찰부장, 부산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또 조 전 부장검사는 수원지검 특수부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했다. 조 변호사는 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시절 식품의약품 사범, 금융조세사범, 외환관세사범, 공정거래사범 등을 많이 처리하는 등 이 분야의 전문성을 자랑한다.

식품의약품 사범 등 많이 처리

율촌 관계자는 "기업형사 사건 등 형사 자체적으로도 관련 업무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송무, 조세 등 관련 사건의 자문에 있어서도 형사 쪽에서 거들 게 많다"고 검찰 출신을 여러 명 영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단독과 형사합의부 재판장으로 활약한 최정열 변호사와 손금주 전 서울행정법원 판사의 합류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기업자문 분야에선 얼마 전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에서 근무하던 안수정 미국변호사와 미국의 Cravath, Swaine & Moore에서 경력을 쌓은 김경진 미국변호사가 합류했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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