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운동가' 단병호 딸 검사됐다
'강성 운동가' 단병호 딸 검사됐다
  • 기사출고 2009.02.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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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려씨, 노사분규 잦은 창원지검 발령황교안 지검장, 2002년 단병호 구속기소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강성 노동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민주노동당 단병호 전 의원의 딸 정려(27)씨가 초임 검사로 부임하게 됐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려씨는 이화여대 법대 4학년에 재학하던 2006년 4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년간의 사법연수원 교육을 수료하고 다음 달 9일 자로 창원지검으로 인사발령됐다.

정려씨는 사시 합격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집회에 나가 치열하게 현장을 지키던 아버지 모습을 기억한다"며 "아버지처럼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원칙만 세워놨고 구체적 진로는 나중에 결정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의 검사 임용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아버지인 단 전 의원이 정려씨의 학창시절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의장과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맡아 8년5개월간 검찰에 의해 구속과 수배를 되풀이하며 노동운동의 간판격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성장기 자신의 아버지와 가족을 끊임없이 뒤쫓던 검사의 길에 들어서게 된 셈이다.

특히 창원지역은 국내에서도 노사분규가 비교적 잦은 곳인데다 직속 상관인 창원지검장이 검찰의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불리는 황교안 검사장이어서 주목된다.

황 검사장은 2002년 2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를 맡았을 때 단 전 의원을 불법 집회와 파업을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초임검사의 발령지는 객관적인 사법연수원 수료 성적과 자신의 부임 희망지를 감안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정려씨는 사시에 합격하고 나서 "노동운동 당시엔 물론이고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아버지에게 '물적' 지원을 얻기는 어려웠지만 '언제나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던 격려는 학창시절이나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었다.

단 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딸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왜 검사를 희망했는 지 등에 대해서도 별달리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강훈상 기자[hskang@yna.co.kr] 2009/01/29 11: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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