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대의 미 연방대법원
오바마 시대의 미 연방대법원
  • 기사출고 2008.12.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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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새 정부의 각료 명단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크리스티나 로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장 등 경제팀의 인선을 발표한 데 이어 국무장관엔 민주당 경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김진원 기자
친시장적인 경제팀 인선과 경쟁자 마저 끌어안는 그의 폭넓은 인사를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어서 새 정부가 꾸려져 유례없는 세계경제위기 극복의 돌파구가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법조인들은 행정부 인선 못지않게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연방대법원의 구성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입법 · 행정부 못지않게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미국민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수적인 성향의 연방대법원은 종종 대통령으로서도 상대하기 어려운 버거운 존재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진보적인 내용의 뉴딜정책을 적극 펼치고자 하였으나, 보수적인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이를 뒷받침하는 법안들에 대해 잇따라 위헌판결을 내려 제동을 걸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때문에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중 자신과 정치적 신념을 같이하는 인사를 대법관에 임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법관 인사는 미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인사 중 하나로 얘기되고 있다.

물론 1월 20일 취임이 예정된 오바마 당선자에게 연방대법관 인사가 바로 예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9명으로 이루어진 미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임기가 종신이다. 본인이 스스로 사임하거나 숨지기 전엔 임명권자인 대통령도 후임 대법관을 임명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4년의 임기 중 적어도 두 명 이상의 대법관을 임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최고령인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88)과 두번째로 나이가 많은 여성인, 루스 베이너 긴즈버그 대법관(75)이 적당한 시점에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두 대법관은 진보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보적으로 알려진 오바마가 두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진보적인 인사로 임명하더라도 연방대법원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9명의 대법관이 보수 4명, 진보 4명, 중도 1명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도인 케네디 대법관과 보수파인 스칼리아 대법관 역시 72세의 적지 않은 나이여서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 보다 많은 수의 대법관 인사를 하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의 언론 매체 중엔 48세의 여성인 엘레나 케이건 하버드 로스쿨 학장이 유력하다고 하는 등 벌써부터 후임 대법관 후보를 거론하는 곳도 없지 않다.

미국의 연방대법관은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오바마 당선자가 장차 연방대법관 인사를 어떻게 해 나갈지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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