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조] 2024년 중동 · 북아프리카 법률동향 전망
[해외법조] 2024년 중동 · 북아프리카 법률동향 전망
  • 기사출고 2024.02.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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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로펌 알타미미 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주요국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한국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관련 법률자문 수요도 비례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동의 유력 로펌인 알타미미(Al Tamimi & Company)가 최근 2024년 중동 및 북아프리카 10개국의 최신 법률동향과 그와 관련된 최신의 주요 이슈들을 묶어 "Eyes on 2024: Legal Updates in MENA"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했다.

MENA 10개국 법률동향 소개

네옴시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한국기업들도 관심이 많은 지역본부(Regional Headquarter) 관련 규정과 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주목되고, 중동 내 산업 다각화와 법제 발전을 리드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금융, 헬스케어, 항공우주 산업과 관련한 동향이 관심의 대상이다. 또 쿠웨이트, 오만, 이라크 등 다른 중동국가들에서도 투자유치, 고용시장 유연화 등과 관련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법제들이 정비되고 있다.

◇중동 로펌 알타미미가 최근 발간한 "Eyes on 2024: Legal Updates in MENA"
◇중동 로펌 알타미미가 최근 발간한 "Eyes on 2024: Legal Updates in MENA"

알타미미 한국팀의 하지원 뉴욕주 변호사는 "중동의 각 국가들이 해외자본과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경주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약 80페이지에 달하는 리포트 전문은 알타미미 홈페이지(https://www.tamimi.com/eyes-on-2024/)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알타미미의 하지원, 송형민 변호사가 내용을 요약했다. 송형민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국변호사다.

사우디아라비아

1. 지역본부(Regional Headqu arters, 이하 "RHQ") 규정

사우디는 사우디에 RHQ를 가지지 아니한 업체와는 원칙적으로 정부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내용의 RHQ 프로그램을 2021년에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제정된 RHQ 규정이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RHQ 규정 위반 업체들의 리스트 작성 및 관리

RHQ 규정은 사우디 투자부에게 중동/북아프리카의 RHQ를 사우디가 아닌 다른 국가에 둔 업체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온라인 포털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2) RHQ 규정의 광범위한 적용

RHQ 규정은 정부부처와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공공의 성격을 가지는 기관, 법인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즉, RHQ 규정은 정부조달법보다 그 적용 범위가 넓다.

(3) RHQ 규정의 예외 조항

RHQ 규정은 사우디에 RHQ를 두고 있지 않은 업체들도 정부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직 1개 업체만이 기술적인 입찰 적격을 갖추고 있는 경우, 혹은 가장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차순위 입찰자보다 25% 이상 입찰가격이 저렴한 경우에는 사우디에 RHQ를 두고 있지 않더라도 정부계약에 참여할 수 있다.

(4) 긴급 상황 및 특별한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의 예외

RHQ 규정은 공공의 안전, 보안 또는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RHQ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다.

(5) 예외조항의 적용을 위한 사전 감사원 보고

RHQ 규정을 적용받는 정부기관 등이 예외조항에 따라 사우디에 RHQ가 없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약 체결 30일 전에 예외조항의 적용을 정당화하는 사유를 기재한 보고서를 감사원에 제출해야 한다.

(6) 특별위원회 설치

RHQ 규정은 특정 회사들 혹은 프로젝트에 대하여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는 절차를 정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는 특별위원회의 설립을 전제로 하며, 특별위원회는 공공의 이익과 RHQ 적용 사이의 비교형량을 통해 예외의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2. 세법 개정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올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납세고지의 제척기간: 현재 5년으로 규정된 납세고지의 제척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며, 다만 세금 탈루의 목적으로 세금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혹은 납세자와 국세청이 합의를 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

(2) 규모가 작은 기업의 세금 계산: 소형기업에게는 좀 더 간편한 세금 계산 방식을 적용한다.

(3) 원천세율의 통합: 서비스 대가에 대한 원천세율을 10%로 통합한다. 다만, 세금이 낮은 국가에 있는 특수관계인에게 서비스 대가를 지급할 경우 20%의 원천세율이 적용된다.

(4) 비거주자의 양도소득세: 비거주자는 사우디 내에서의 자산의 양도로 취득한 양도소득에 대하여 소득신고를 할 의무가 있다.

(5) 외국 납부 세액공제: 특정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을 공제받게 된다.

(6) 간주과세: 납세자가 세금신고기간 경과 후 60일 내에 세금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사우디 국세청은 간주과세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7) 가산세: 현재 1%인 가산세율을 2%로 상향조정하며, 다만 본세의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다.

(8) 세금탈루에 대한 벌금: 세금 탈루 목적의 행위를 한 경우 세금의 100~300% 범위 내에서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9) 정보공개의무 불이행에 대한 벌금: 정보공개의무 불이행시 5,000~50,000사우디리얄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

1 . 신규파산법(Federal Law Decree No. 51 of 2023)

2024년 5월 1일부터 시행되는 신규 파산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예방적 합의: 채무자는 예방적 합의를 통해 파산관제인을 임명하거나 영업활동을 중지하지 않고도 채권자와의 협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채무자의 자산 개념이 채무자가 전 세계에 걸쳐 소유하고 있는 동산 및 부동산을 포함하게 된다.

-예방적 합의나 구조조정 등에 필요한 담보부채권의 설정, 말소, 교체 등이 허용되며, 채무자의 거래를 무효화할 수 있는 법원의 권한과 파산 후 합의절차 등에 대한 규정들도 포함될 예정이다.

-파산 신청 전후 채무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조항들과 파산법원의 파산 절차와 집행 관련 규정들도 포함될 예정이다.

2. 신규해상법(Federal Decree No. 43 of 2023)

2024년 3월 29일부터 시행되는 신규 해상법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아래와 같다.

-책임제한(Limitation Liability)과 책임제한 기금의 조성: 기존과 달리 이제 UAE 법원에 적절한 보증(선주상호보험 즉, P&I의 보증 포함)을 제공함으로써 UAE 법원이 관할을 갖고 해상클레임을 심사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채권단이 다른 자산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단순한 보증제공이 아닌 UAE 법원에서 원하는 형태의 보증을 제공해야 하고, 명시적으로 UAE 법원에 요청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난파물(Wrecks)과 해양쓰레기(Marine Debris): 주목할 만한 점은 난파물과 해양쓰레기에 대한 정의가 기존과는 달리 국가안보와 환경에 해가 될 수 있는 선박, 허가 없이 정박된 선박, 예선 등과 관련된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선박 등에까지 확대되어 선주들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난파물과 관련하여 선주는 60일 이내에 제거 조치를 해야 할 의무를 진다.

3. 우주법(Space Law)

우주개발에 있어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은 UAE는 2024년 1분기 중에 신규우주법의 발표를 통해 다음의 목표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UAE의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추가적인 참여와 투자를 증진하기 위해 관련 라이선스 및 인증 절차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한다.

-우주법의 적용범위를 연관된 통신, 보험, 교육 등의 관련 분야에까지 확장하여 보다 포괄적이고 지원적 환경을 조성한다.

-UAE의 2030 국가 우주전략과 궤를 같이하여 국가경제에 기여함과 동시에 전 세계 우주산업의 선도자가 되도록 한다.

카타르

2022년 월드컵을 위해 그간 많은 교통, 인프라 등의 시설 구축에 힘썼던 카타르는 올 한해는 카타르 국가비전 2030(Qatar National Vision 2030)에 다시금 집중하면서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헬스케어 등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였고, 이와 함께 외국인들의 투자처로서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카타르 내 올해의 법조 동향은 아래와 같다.

-대부분의 산업과 관련하여 외국인 투자지분 100%를 허용하고 설립절차를 간소화한다.

-ESG: 상장사들에게 ESG 관련 보고 의무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환경 개선: 임금보전체계(Wage Protection System)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히 여성의 사회참여 장려를 위해 정부 및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여성 인력들의 노동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 최소한의 국제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카타르도 곧 부가세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관련 분쟁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송기간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투자/무역 법원 도입도 기대되고 있다.

쿠웨이트

쿠웨이트는 올해 시행하는 첫 번째 법률(Law No. 1 of 2024)을 통해 기존의 상법과 공공입찰법에서 요구되던 쿠웨이트 국적자인 로컬 에이전트(대리상)요건을 폐지하여, 2024년 1월 21일부터는 외국기업들도 로컬 에이전트 없이 단독으로 지사(Branch)를 설립하여 사업을 수행할 수 있고, 별도의 로컬 에이전트나 현지법인 설립 없이도 쿠웨이트 내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오만

오만에서는 2023년 7월 26일자로 새로운 노동법(Sultani Royal Decree No. 53/2023, 신규 노동법)의 시행이 발표되었고, 모든 민간 고용주들은 시행일로부터 6개월인 2024년 1월 25일까지 신규 노동법 규정에 따른 조치들을 해야 한다. 신규 노동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해고 가능 사유

*성과 부족: 적절한 고지와 6개월 이상의 시정 기간이 주어지는 한, 고용주는 성과부족을 사유로 해고가 가능해졌다.

*정리해고: 기존법과 달리 신규 노동법에서는 정리해고를 적법한 해고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경제적 사유: 2년 연속 재무적 손실을 경험한 기업의 경우, 노동부가 설치한 위원회의 허가가 있는 한 경제적 사유를 이유로 한 해고가 가능해졌다.

-퇴직금: 외국근로자의 경우, 고용 초기 3년간은 매년 15일의 기본급만 지급하던 퇴직금이 30일의 기본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늘어났다.

-휴가: 유급 연차 휴가일수는 변동이 없으나, 특별휴가, 최장 1년간의 무급 육아휴직, 7일의 배우자 출산 유급 휴가 등 보다 다양한 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근로시간: 일 근로시간이 기존의 8.5시간에서 8시간으로, 주간 근로시간은 4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경업금지: 신규 노동법은 피고용인이 고용계약기간 중 유사한 직종의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할 뿐 아니라, 고용 종료 이후에도 경업금지 합의를 통해 사후제한을 두는 것이 허용된다.

이라크

이라크 역시 자국의 산업 다각화와 해외 투자유치 증진을 위한 주요 법률들을 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특히 올해 예상되는 주요 신규 법률 및 규정은 아래와 같다.

-원자력, 방사선, 화학 및 생화학 에너지법: 이라크는 작년 10월 16일, 의료, 농업, 산업 등의 각 분야에서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을 보장하고, 방사선 폐기물, 생화학 물질 등의 처리 등을 담보하기 위한 관련법 도입을 승인하였고, 이를 위해 별도의 위원회(National Authority for Nuclear, Radiation and Biological Safety)를 설립하여 본 법안에서 다루는 규제대상 업무(Regulated Activity)를 관장하도록 하였다.

-신규 연금 및 사회보장법(New Pension and Social Security Law)

-금속투자 관련법(Law of Metallic Investment): 금속 및 광물 투자를 증진하기 위해 새로운 법률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기간산업투자법(Industrial Investment Law)의 개정안을 통해 신규 투자 프로젝트들과 관련한 주요 조항들이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그외에도 미디어법(Communication & Media Commissions Law)과 정보통신법(Information and Telecommunication Law) 등의 개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화 관련 규정: 작년 이라크 정부는 민간 및 정부 부문에서 이라크 디나르(Iraqi Dinar)화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고 중앙은행의 공식환율을 발표하였다.

정리=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