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컷오프' 앞두고 선거구민에 ARS 전화…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선거] '컷오프' 앞두고 선거구민에 ARS 전화…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 기사출고 2024.02.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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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결국 당내경선 대비 행위"

대법원 제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월 25일 당내경선이 실시되기 전 컷오프(공천배제결정)을 앞두고 선거구민들에게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를 발송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완준 전 화순군수에 대한 상고심(2023도15561)에서 전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43, 44대 화순군수를 역임한 피고인은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화순군수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뒤, 자신의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인 A씨와 공모하여 2022년 4월 9일경부터 12일경까지 ARS 전화 전문 업체를 통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을 녹음한 음성파일을 선거구민에게 86,569차례에 걸쳐 ARS 전화로 발송한 혐의로 A씨와 함께 기소됐다. 전 전 군수는 재판에서 "음성녹음파일을 발신한 행위는 당내경선이 이루어지기 이전인 당내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를 정하기 위한 이른바 컷오프 심사 당시 이루어진 것으로 공직선거법 제58조의2에 정한 '투표참여 권유활동'에 해당될 뿐 공직선거법 제57조의3 제1항의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57조의3은 1항은 정당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홍보물, 현수막 등 시설물, 합동연설회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가능하나 사전 녹음한 ARS 전화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심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57조의3에 따라,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에 나서는 후보자는 제57조의3 제1항 각 호에서 규정하는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는데, 공직선거법이 이와 같이 당내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는 취지는 당내경선운동의 과열을 막아 질서 있는 경선을 도모함과 아울러 당내경선운동이 선거운동으로 변질되어 실질적으로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 등을 회피하는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따라서 위와 같은 당내경선의 실시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거나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기 이전이라 할지라도, 당내경선에 참여하려고 하는 사람이 당내경선에 대비하여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 경선운동을 한 경우에는 당내경선운동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869 판결)"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이 화순군수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를 정하기 위한 '컷오프(공천배제결정)' 심사를 대비하기 위해 이 사건 음성녹음파일을 발송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자 확정 및 당내경선 절차에서 당원과 비당원들의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되어 있었고,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전씨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화순군수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의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능동적 · 계획적 행위로서 공직선거법 제57조의3 제1항을 위반한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한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를 인정, 전씨와 A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전 전 군수와 A씨가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도 "컷오프 심사는 당의 경선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경선 절차의 일환이고, 피고인의 최종적인 목적 또한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어 컷오프 심사를 통과하고 당의 경선후보자가 되려는 데 있었는바, 피고인의 행위는 직접적으로는 컷오프 심사를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당내경선에 대비한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성립, 위법성의 인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전 전 군수는 컷오프 심사에서 경선후보자에서 제외되어 2022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