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23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리걸타임즈 특집] 2023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 기사출고 2023.12.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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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기술 관련 분쟁도 중재 활성화

국제중재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확장이 계속되면서 국제중재 등 국제분쟁 건수가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중재 변호사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업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이견이 발생하면 분쟁을 통해서라도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등 국제정세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가파른 세계 금리인상과 경기불황 전망 등으로 국제 M&A 딜의 계약이 파기되며 관련 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금융 · 부동산 투자 건의 손실이 늘어나면서 금융 분야에서도 분쟁이 늘고 있다.

대형 해외건설 사업, 에너지, 조선 관련 분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제중재 변호사들은 "중동, 아프리카, CIS 등 분쟁지역이나 사업 여건이 어려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계약적, 기술적인 이슈들을 점검하면서 잠재적 분쟁에 대비한 위험 요소 점검, 대책 마련 등의 업무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이 전환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자문도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 동향을 전했다.

최근 분쟁해결 분야에서 떠오르는 신생 분야라고 할 수 있는 ESG, 블록체인, 핀테크 등의 사안에서도 소송, 중재뿐 아니라 조정 등 다양한 분쟁해결 방식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중재를 많이 이용하지 않던 지식재산권이나 기술 및 라이선스 관련 분쟁에서도 중재가 활성화되고 있다. 김앤장의 한 변호사는 "국제조정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3년 10월 일본이 Singapoer Mediation Convention에 비준한 12번째 국가가 되는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대체적 분쟁해결 수단인 국제조정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국제조정을 통해 사건의 조기 해결을 시도하는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투자자중재(ISDS)도 꾸준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투자자중재가 10건이 넘고, 한국 기업들이 투자유치국을 상대로 제기한 사건도 최근 한국석유공사가 나이지리아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을 포함해 10건 가까이 된다.

한국 로펌들 사이에선 김앤장이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국제중재 · 국제분쟁 전문인 법무법인 피터앤김이 주요 사건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피터앤김은 사내변호사 상대 설문조사에서도 높은 인기를 차지했다. 또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율촌, 화우, 세종, KL 파트너스 등이 서로 당사자를 나눠 맡으며 리그테이블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평, 美 태양광 기업 상대 가처분 승소

김진희 미국변호사가 국제분쟁팀 팀장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도 한국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솔라파크코리아를 대리하여 미국 태양광 기업인 솔라리아(Solaria)를 상대로 2023년 3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8월 (주)솔라파크코리아의 영업비밀 사용, 공개, 유포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받아내는 등 다양한 국제분쟁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솔라파크 가처분 승소 소식은 블룸버그에도 보도되었다.

지평은 한국 바이오제약 기업을 대리하여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한 무역 분쟁 관련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에서 승소했으며, 국내 태양광 모듈 제조기업을 대리한 미 태양광 기업을 상대로 한 SIAC 중재, 국내 금융기업을 대리하여 중국계 개발업체를 상대로 승소한 SIAC 중재 사건의 캄보디아 법원 집행 사건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진희 변호사와 함께 함병균, 반기일, 이용익, 전소민 외국변호사와 하버드 로스쿨(J.D.)를 나온 메리 코스만(Mary Kosman) 메릴랜드주 변호사 등의 활약이 돋보인다.

김앤장은 국제중재팀을 이끌고 있는 윤병철 변호사를 시작으로, 김세연, 오동석, 임병우, 이철원, 임수현, 이형근 변호사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중재 변호사들이 줄지어 포진하고 있다. 또 조엘 리차드슨(Joel Richardson)과 매튜 크리스텐슨(Matthew Christensen), 변섭준, 조은아, 엘렌킴(Allen Kim) 외국변호사 등 다양한 인재풀을 자랑하며, 국내외 전문가들의 합류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피터앤김과 서로 상대방을 대리하며 맞붙은 여의도 IFC 빌딩 매각 결렬 관련 SIAC 중재 외에도 국내 사모펀드(PEF)를 대리한 외국 사모펀드와의 주식매매계약 해제 관련 SIAC 중재, 진술 보증 위반, 매매대금 정산 등 M&A와 주주간계약의 다양한 이슈가 분쟁 대상인 한국 회사의 미 제조업체 인수 관련 ICC 중재 등 다양한 사건이 김앤장 중재 파일에서 확인된다.

김앤장, 중동 신도시 분쟁 대비 자문

이외에도 국내 시공사가 중동의 발주처와 체결한 계약금액이 10조원에 이르는 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지연에 따른 잠재적 분쟁에 대비한 자문, 국내 조선사를 대리한 국내 해운사와의 화물창 설계 기술의 하자로 인한 선박 운항 중단에 따른 런던 중재의 수행 등 업종별로 팀을 나눠 분쟁 해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앤장 관계자는 "김앤장 중재팀은 체임버스 글로벌 마켓 리더 세계 중재 분야 '톱 30'에 3년 연속 선정된 유일한 한국 로펌으로 '아시아 최고'를 뛰어 넘어 '세계 최고'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피터앤김도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중재 변호사 중 한 명인 김갑유 변호사와 함께 국제중재 경력만 약 25년에 이르는 방준필 외국변호사, 피터앤김의 싱가포르 사무소 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이승민 변호사, 신연수, 윤석준, 한민오, 조아라 변호사 등 국제중재의 맹장들이 두텁게 포진하고 있다. 얼마전 법무법인 세종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아리 어너시(Arie Eernisse) 외국변호사도 합류했다. 국제중재 등 국제분쟁만 수행하는 전문 로펌인데도 서울사무소와 싱가포르 사무소를 합쳐 약 30명의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다.

김앤장과 맞붙은 여의도 IFC 빌딩 SIAC 중재 외에도 법무법인 광장과 상대방이 된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사이의 교보생명 풋옵션을 둘러싼 ICC 2차 중재, 한수원과 한전을 대리한 미 웨스팅하우스와의 한국형 원자로인 APR 1400의 해외수출에 관련된 대한상사중재원(KCAB) 중재 등 한국 기업이 관련된 주요 중재사건에 피터앤김이 어느 한쪽 당사자를 대리해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신창재 회장과의 ICC 2차 중재에선 피터앤김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Three Crowns와 함께 어피니티 측을 대리하고, 신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과 퀸 엠마누엘(Quinn Emanuel)이 맡고 있다.

피터앤김, 베트남 정부 상대 ISDS 대리

피터앤김은 투자자중재에서도 다른 어느 로펌보다 많은 트랙레코드를 축적하고 있다.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피터앤김은 한국 정부를 대리해 엘리엇 판정에 대한 정정신청을 통해 97억원의 배상금을 감액받고, 엘리엇과 론스타 판정에 대한 취소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전엔 중국 투자자가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싱가포르를 중재지로 하는 투자자중재에서 입찰을 통해 외국 로펌들을 따돌리고 베트남 정부의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피터앤김은 전 세계 30대 국제중재 로펌을 의미하는 'GAR 30' 명단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린 국제중재 엘리트 펌이다.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시상식이 진행된 '2023 GAR Awards'에서 영미 로펌들을 제치고 '올해의 국제중재 로펌상(International Arbitration Practice that Imperssed)'을 받았다.

박영석 변호사 세종 합류

한국 국제중재 분야의 최근 뉴스 중 하나는 국제중재 변호사들의 활발한 로펌간 이동이다. 전문성과 함께 유창한 영어 구사력 등 사실상의 진입 장벽이 없지 않은 국제중재 분야는 전문가 풀이 제한된 분야 중 하나이며, 이로 인해 로펌들 사이에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통한다. 지난 10월 1일자로 아리 어너시가 피터앤김에 합류하기에 앞서 법무법인 KL 파트너스에서 활동해온 이은녕 변호사와 박영석 변호사가 순서대로 법무법인 율촌과 세종으로 옮겼으며, 박영석 변호사는 세종의 국제중재 그룹장을 맡았다. 또 법무부에서 론스타, 엘리엇 ISDS 사건 등의 실무를 담당했던 한창완 전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장이 지난 6월 1일자로 이전에 근무했던 법무법인 태평양에 다시 합류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