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23 송무 분야 리그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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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3.12.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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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빅테크 관련, 가상자산 분쟁 등 증가

송무

얼마전 대법원이 발간한 '2023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2년 1년간 법원에 접수된 소송사건이 6,167,312건으로 전년 6,291,467건 대비 약 1.97% 감소하고, 소송사건의 68.6%를 차지한 민사사건은 4,227,700건이 접수되어 2021년의 4,458,253건보다 23만여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송건수는 감소

그러나 기업소송을 많이 다루는 로펌 송무팀에서 파악되는 2023년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최근 들어 굵직한 사건을 많이 수행하는 법무법인 율촌 송무팀에 따르면, 사모펀드 부실 사태의 여파에 따른 책임 관련 분쟁이 지속되고 있고, 금융소비자 피해 관련 금융분쟁도 여전하다고 한다. M&A 거래 건수는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M&A 무산에 대해 책임을 묻는 등 인수합병 관련 분쟁과 경영권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율촌의 김락현 변호사는 "소위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규제 관련 분쟁, 소비자 관련 분쟁 등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는 추세"라며 "빅테크 기업들의 서비스 관련 각종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대형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 인허가를 둘러싼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 관련 분쟁, 계약 관련 분쟁, 투자 손실관련 분쟁 등도 늘어나고 있다.

율촌은 하나은행을 대리해 한국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무역보험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지난 7월 원고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냈다. 하나은행은 중국에서 발전소 건설 사업을 진행한 시행사에 사업비를 대출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시행사가 대출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해외사업금융보험계약에 따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한국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율촌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대리하여 PF 사업의 시행자가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제기한 금융수수료 반환청구소송에서도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지난 10월 전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사업시행자가 유효기간 내에 요건을 갖추어 신청하면 메리츠화재가 대출협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중도금대출확약서가 발급되었고, 그 대가로 금융수수료가 지급되었으나, 사업시행자는 확약서에 따라 대출을 받지 않았고, 위 유효기간의 도과 후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에 수수료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이다.

1심은 메리츠화재의 실질적인 역할이 미미하였다고 보아 금융수수료 반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으나, 율촌은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항소심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의 자금조달의 구조와 특수성, 사업의 진행 단계상 확약서가 독자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 확약서 발급으로 메리츠화재가 부담하게 되는 금융 위험, 대출이 실행되지 않은 데에 메리츠화재에 귀책사유가 없는 점 등을 주장하여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받았다. 재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율촌의 이재근 변호사는 "PF 사업에서 차주가 사업에 필요한 대출을 받은 이후 이를 주관 · 자문한 금융회사를 상대로 금융수수료의 적정성을 다투면서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고, 법원에서 감액이 인정된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며 "최근 PF 시장이 경색되면서 관련 분쟁이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PF 사업에 있어 금융회사의 역할, 부담하는 리스크의 내용과 정도, 그에 상응하는 수수료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기준 등을 제시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우방과 합병하기 전인 법무법인 화백 시절부터 송무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법무법인 화우도 경영권 분쟁 등 여러 사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화우, SME 상대 가처분 인용

화우는 SM Entertainment(SME)의 대주주인 이수만을 대리해 SME의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의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 서울동부지법으로부터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일 전인 2023년 3월 3일 이수만의 신청을 전부 인용하여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결정을 받아냈다.

또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물산이 합병 반대주주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원인으로 기지급 배당금의 반환을 구한 사건에서 삼성물산을 대리해 서울동부지법에서 원금은 전부 인용하고 지연손해금 부분만 일부 기각한 사실상 전부 승소판결을 받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을 진행 중에 있다. 합병당사회사가 제안한 주식매수가격에 이의하여 법원에 매수가격 확정을 신청한 합병 반대주주에게는 주주로서의 이익배당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첫 사례로, 그간 학술적으로만 이루어진 합병 반대주주의 이익배당청구권 제한에 관한 논의를 실무적으로 이끌어낸 판결이다.

화우는 또 산와대부㈜의 대주주인 일본국 법인 유나이티드㈜의 대표이사를 참칭한 자들이 산와대부의 경영권을 탈취하고 산와대부가 보유한 자산(자산 총계 약 1조 217억원, 순자산 1조 101억원)을 불법영득하기 위해 산와대부의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그들이 지정한 제3의 인물을 산와대부의 경영진으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 허가 등 4건의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에서 산와대부를 대리해 주주지위 확인 및 임시주주총회 개최, 의결권 행사 허용 등을 구하는 신청인들의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 또는 각하되게 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바른, 경남마산로봇랜드 소송 승소

김용하 전 서울고법 고법판사, 김현정 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정재희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올 들어서만 3명의 부장판사가 합류한 법무법인 바른도 전통적으로 송무 분야가 강한 로펌으로, 승소 사례 중에선 경남마산로봇랜드 조성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경남마산로봇랜드 주식회사를 대리하여 주무관청의 실시협약 위반을 근거로 실시협약을 해지하고 경상남도, 창원시, 재단법인 경남로봇랜드재단을 상대로 해지시지급금을 청구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 1,662억원의 최종 승소판결을 받은 것이 먼저 소개된다.

또 시각장애인들이 SSG닷컴, 롯데쇼핑, G마켓을 상대로 낸 소송을 대리해 스크린리더 등을 이용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을 받아냈다. 웹 접근성 보장조치의 주체 및 대체 텍스트 제공 관련 기준과 내용(상품표시에 관한 사항, 거래조건에 관한 사항 등)을 명확히 한 판결이나,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법무법인 광장도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의 매수인인 제주항공이 매도인인 이스타홀딩스의 진술 및 보장 위반 등의 사유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 후 계약금 등 약 235억원의 반환을 청구하고, 상대방은 반소로 매매대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안에서 제주항공을 대리하여 1심에서 제주항공의 청구가 모두 인용되고, 상대방의 반소는 기각되는 전부 승소판결을 받은 데 이어 항소심을 진행 중에 있다.

광장, 김앤장, 린, ABCP 투자 손실 절반 구제

또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지급보증으로 발행한 외화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발행된 ABCP를 매수한 부산은행과 하나은행이 CERCG의 지급보증이 실효성이 없음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ABCP 발행 및 판매를 주선한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두 은행을 대리해 1심에서는 원고 청구가 기각되었으나, 항소심에서 주관사인 피고들에게 50%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받아냈다. 사모(私募) 거래에서도 주관사가 기초자산 및 기초자산으로부터 유동화증권 보유자에 이르는 현금흐름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실사 내지 조사를 함으로써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투자자보호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중요한 판결이다. 김앤장과 법무법인 린도 같은 사안에서 현대차증권을 대리해 같은 비율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