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음주측정 거부하고 '이 안 좋아 부는 힘 약해'…항소심도 유죄
[교통] 음주측정 거부하고 '이 안 좋아 부는 힘 약해'…항소심도 유죄
  • 기사출고 2023.08.22 08: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지법] "호흡측정은 치아 상태와 무관"

A(68)는 2021년 6월 30일 00:20쯤 양산시 하북면에 있는 도로에서 겔로퍼밴 화물차를 운전하다가 정차하고 잠이 들었다. A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A에게서 술 냄새가 나고 얼굴에 홍조를 띠어 같은 날 00:22쯤부터 01:12쯤까지 약 50분간 5차례에 걸쳐 A에게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 넣게 했으나, A가 이를 거부,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관으로부터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받고, 호흡측정기에 호흡을 불어넣는 행위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으나, 호흡측정기에 숨을 불어넣는 시늉만을 하고 호흡측정기에 음주수치가 나타나도록 충분한 호흡을 불어넣지 않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음주측정거부 유죄를 인정, A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가 "경찰관의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여 총 7회에 걸쳐 음주측정기를 불었으나 당시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부는 힘이 약했거나 음주측정기 자체의 오류로 인해 음주측정이 되지 않은 것일 뿐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이 아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울산지법 형사1-1부(재판부 심현욱 부장판사)는 그러나 6월 8일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기각했다(2022노716).

재판부는 "①이 사건 음주측정 전인 2021. 6. 26. 20:59경과 측정 후인 2021. 7. 6. 09:31경 동일한 음주측정기로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 알콜농도의 측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점, ②음주측정 당시 피고인의 상 · 하악에 일부 치아 결손이 있었음이 인정되나, 호흡에 의한 음주측정은 입술의 접착력을 이용하여 불대를 입에 물고 숨을 불어넣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므로 치아의 상태와는 거의 무관하여 설령 치아가 발치된 상태라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③피고인이 호흡기 질환으로 호흡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된 바 없는 점, ④당시 경찰관은 피고인에게 혈액채취에 의한 측정방법이 있음을 고지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거부한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음주측정 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