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제기하면 거의 100% 이겨 승소할 수 있는데, 당장 변호사 비용을 조달하는 게 쉽지 않아 망설여지는 경우 방법이 없을까.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는 소송펀드(litigation fund) 제도가 국내에서도 출시되어 이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리걸테크 회사인 (주)로앤굿은 올 2월 변호사 비용을 100% 지원하는 '변호사비 지원 서비스'를 내놓았다.

로앤굿에서 소송금융으로 표현하는 변호사비 지원 서비스는 지원을 받은 당사자가 최종 승소하면 원금에 승소금의 일부를 더해 로앤굿에 상환해야 하지만, 패소시엔 당사자는 아무 부담을 지지 않는다. 로앤굿이 변호사비로 지원된 금액을 자기부담 즉, 손실로 떠안는 구조다. 이 점에서 변호사비 지원 서비스는 대여가 아니라 투자에 가깝고, 소송금융을 제공하는 로앤굿에선 승소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또 승소 가능성 못지않게 피고의 자력 등 집행가능성과 지원금 회수기간에 해당하는 소송기간까지 검토해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부동산 사건이나 행정사건, 의료소송, 상속이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사건 등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소송 중이나 항소심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데, 형사사건은 지원대상이 아니다. 소송을 제기당한 피고 당사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최종 승소해야 지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심급별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심급대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최종 승소해야 소송금융회사, 로앤굿에서 채권을 갖게 된다.
"소송금융은 법적 정의의 실현을 경제적 이유가 방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을 가장 큰 이념적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고 정의의 실현이란 곧 법적으로 이겨야 할 사람이 마땅히 이기도록 해주는 것 즉, '승소'를 의미합니다."(민명기 변호사)
중소 로펌들도 로앤굿의 변호사비 지원 서비스를 반기고 있다. 두 곳의 중소 로펌이 로앤굿과 소송금융 MOU를 체결했다. MOU가 없어도 당사자나 변호사 누구나 소송금융을 이용할 수 있으나, 일선 로펌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