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교체 …새 장관에 김승규 변호사
법무장관 교체 …새 장관에 김승규 변호사
  • 기사출고 2004.07.3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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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파괴 인사' 강금실 전 장관 1년 5개월만에 다시 재야로정찬용 수석 "어느 정도 이뤄진 검찰 개혁 안착에 적임자"
검찰 출신이 아닌 법관 출신의 여성변호사로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돼 화제를 몰고 다녔던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물러나고, 새 장관에 법무차관과 대검차장, 부산고검장 등을 지낸 김승규(金昇圭 · 60) 변호사가 임명됐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2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강금실 장관이 낸 사표를 수리하고, 새 장관에 김승규 변호사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김승규 법무부장관
이로써 1년 5개월간 법무부와 검찰의 개혁을 이끌어 온 강금실 전 장관은 다시 재야변호사로 돌아가게 됐다.

강 전 장관은 전에 근무하던 법무법인 지평으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김승규 신임 법무부장관에 대해 "법무차관, 대검차장, 부산고검장 등 검찰과 법무부의 주요직을 지내 법무행정 및 실무에 정통하다"며 "법조계의 두터운 신망과 인권에 대한 신념, 부패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법무부를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강 전 장관은) 검찰총장을 제외한 검찰직을 없앰으로써 큰 개혁을 했다"면서 "이제 검찰개혁이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법무차관 등 두루 요직을 거친 김 신임 장관이 이같은 개혁을 안착시키는데 적임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 수석은 강 전 장관의 교체 배경에 대해서는 "강 전 장관은 그동안 검찰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이나 검찰인사를 쇄신했다"면서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출발했던 그동안의 역할과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 인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찰 주변에선 강 전 장관의 돌연한 교체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 것이지 '경질성'이 아님을 강조하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강 장관과 송광수 총장과의 불편한 관계 등을 고려한 일종의 문책성 인사 아니냐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열 파괴' 로 특징지울 수 있는 검찰 인사 때마다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고, 강 전 장관과 송 총장이 충돌 직전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논의와 관련, 지난 6월 송 총장의 강경 발언이 나오면서 노 대통령이 직접 수습에 나서기도 했으나 강 전 장관의 매끄럽지 못한 검찰 장악력 내지 친화력에 대한 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이때 표면화되지 않았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이때 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의 기강을 잡으라"는 문책성 지시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에 기소권을 주는 문제 등에 대해 강 전 장관이 여당측과 의견을 달리하는 등 틈새를 보인 점 등도 고려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런 점에서 송 총장보다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1기수 선배인 김승규 장관의 기용은 무엇보다도 법무부와 검찰과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고,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인사권자의 뜻이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검찰내에서의 두터운 신망에다 개혁성을 겸비한 김 장관을 통해 강 장관이 기틀을 다져놓은 법무, 검찰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읽혀지고 있다.

김승규 장관이 그려낼 법무, 검찰의 개혁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될 지 벌써부터 안팎의 관심을 사고 있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