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 합격자 1,200명 넘으면 곤란" vs "응시자의 80% 이상 합격 보장돼야"
"변시 합격자 1,200명 넘으면 곤란" vs "응시자의 80% 이상 합격 보장돼야"
  • 기사출고 2022.04.0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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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변시 합격자 발표 앞두고 변호사단체-법전원 성명전

"2022년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결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정상화를 위해서는 변호사시험 응시자의 80% 이상 합격이 보장되어야 한다."

올 1월 진행된 제11회 변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개업 변호사들의 협의체인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회장 이임성)와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들이 서로 성명을 발표하며 또 한 번 장외 대결을 펼쳤다.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는 4월 7일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약 1,700명의 신규변호사가 배출되어 2009년 약 1만 명 수준이었던 변호사 수는 현재 약 3만 명으로 10년만에 3배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하였고, 변호사 시장은 포화 상태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법조시장의 수용 가능한 데이터들을 무시하고 어떠한 근거도 없이 변호사 수의 증가만을 꾀하는 것은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존립과 변호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고, 나아가 법률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일으켜 그 피해를 국민에게 감수토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시장과 경제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변호사 수를 늘리는 것은 법률시장의 경쟁만을 과도하게 과열시켜 변호사들이 역량이 아닌 영업에만 치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인구 감소와 경제성장률 둔화가 심화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변호사 수를 인구 성장에 맞게 축소하여야 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입학정원은 2,000명으로, 1,700명의 합격자 발표는 로스쿨 정원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1년 전인 제10회 변시에선 1,706명의 합격자가 배출되었다. 

이에 대해 로스쿨 원장들은 같은 말 발표한 성명에서, "제1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줄이라는 것은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체 응시자의 약 38%만을 합격시키고 62%를 탈락시키라는 요구"라며 "응시자 대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8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법전원에서의 교육은 황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스쿨 원장들은 "변호사시험 불합격자 수는 제1회 214명에서 제10회 1,450명으로 6.8배 증가하였고, 합격률은 제1회 87.15%에서 제10회 54.06%로 대폭 하락하였으며, 무엇보다도 합격선 점수가 제1회 720.46점에서 제10회 895.85점으로 대폭 상승하였다"며 "변호사시험 합격률 80%는 법전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자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스쿨 원장들은 또 "국내 전 업종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변호사들만 겪는 일이 아니므로 변호사 선발인원 감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 법률서비스 시장의 구조개선과 체질 개선을 통해 풀어나갈 문제"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변호사 숫자는 3배 이상 증가하였음에도 같은 기간 민 · 형사 소송사건 수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에 있다. 로스쿨을 통해 많은 수의 변호사가 새로 배출되었으나 송무사건 수는 정체 상태여서 송무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사실은 로스쿨 원장들도 인정했다.

원장들은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국내 법률시장 매출 규모 역시 2010년 3.1조원에서 2020년 6.9조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하였고, 2021년 법률서비스 무역시장의 규모도 2.96조 원에 달한다"며 "변호사 수의 급증 및 송무사건 수의 정체로 인해 국내 송무시장의 전반적인 사정은 악화되었지만, 비송무 및 국경 간 법률서비스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변호사업계의 포화 현상은 국내 송무시장을 넘어선 시장 확대, 직역 확대, 법률서비스의 선진화 등 법률시장의 구조개선을 통해서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원장들은 "법학교육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비송무 영역과 국제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개방성을 심어주어야 하고, 변호사 업계 내부에서도 법률서비스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국내 법률가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 및 법률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수반되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인 수준을 견주어 봤을 때 우리나라 변호사 자격자의 수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보다 인구 1만 명당 법조인의 수가 크게 낮다"고 지적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