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임차인 원상회복의무에 '통상의 손모'는 포함 안 돼"
[임대차] "임차인 원상회복의무에 '통상의 손모'는 포함 안 돼"
  • 기사출고 2021.08.05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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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수선의무 부담하는 임대인 감수 부분"

부동산 임대차계약 종료 때 임차인이 부담하는 원상회복의무에 통상의 손모(損耗)로 인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통상의 손모는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9부(재판장 이민수 부장판사)는 6월 2일 평택시에 있는 공장용지와 건물 등을 문구 제조업체인 모닝글로리에 임대한 A씨가 "건물의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 1억 5,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모닝글로리를 상대로 낸 소송(2019가합4453)에서 이같이 판시, "피고는 원고에게 통상의 손모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원상회복비용 4,500여만원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영훈 변호사가 모닝글로리를 대리했다.

A씨는 2006년 3월 28일 모닝글로리와 평택시에 있는 공장용지와 건물 등 시설물 일체에 대해 임대차 기간을 '시설물의 보수 작업과 이전이 완료된 시점부터 5년'으로 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모닝글로리는 그 무렵 건물을 6억 6,380만원을 들여 수리한 후 건물을 인도받았다. 모닝글로리는 2015년 7월 8일 A씨에게 11월 9일자로 임대차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2015년 11월 9일 건물에서 퇴거했다. 이에 A씨가 "모닝글로리는 임대차계약 11조 2항에 따라 건물을 피고가 2006년 3월 28일 무렵 수리를 완료한 상태대로 원상회복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 1억 5,600여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A씨와 모닝글로리가 맺은 임대차계약 11조 2항에선 "임차인이 설치한 제 설비, 칸막이, 기타 설비는 임차인의 비용으로 반출하고 본 계약기간 개시 당시의 원상으로 복구하기로 한다"고 정했다.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판결(2017다268142 등)을 인용,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목적물을 반환하는 때에는 원상회복의무가 있고(민법 제654조, 제615조),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수리하거나 변경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수리 · 변경 부분을 철거하여 임대 당시의 상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다만, 원상회복의무의 내용과 범위는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수리하거나 변경한 내용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 · 개별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임대인은 계약 존속 중 임대차 목적물에 관하여 사용 ·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고(민법 제623조),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반환하면서 임차 전 현황 그대로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위 임차할 당시의 상태로 복구하여 반환한다고 함은 당사자들이 원상회복의 범위나 정도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물의 용법에 따라 사회통념에 따른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 · 수익을 한 후 임차물을 통상의 용도로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는 상태로 복구하여 반환한다는 것"이라며 "즉,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는 임차목적물을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의 본질상 당연하게 예정되어 있는 것이고(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사용으로 마모되어 생기는 가치훼손 부분은 그 경제적 평가가 이미 차임 등에 반영되어 있다), 이에 관하여는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한 위와 같은 하자에 관하여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임차인에게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임대인에게 귀속되어야 할 이익을 초과하는 이익을 주게 되어 부당하므로 위와 같이 통상의 손모로 인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임차인에게 원상회복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임대차계약 제7조에 따라 '건물 내의 설비 등'에 관한 통상의 수선의무를 면제받았을 뿐 '건물 자체'에 관한 수선의무를 면제받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는 건물에 관하여 사용 ·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하고, 위 계약 종료 후에는 건물을 자신의 책임 아래 유지 · 관리하여야 한다"며 "그렇다면 통상의 손모로 인한 부분은 수선의무 등을 부담하는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부분이므로 피고에게 그 원상회복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감정인이 인정한 45,096,814원이 위와 같이 통상의 손모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원상회복비용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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