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절세의 원리
[리걸타임즈 칼럼] 절세의 원리
  • 기사출고 2021.03.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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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변호사]

최근 몇 차례에 걸쳐서 재테크와 관련된 세금 상식을 소개하였다.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취지에서 지난 글들을 관통하는 절세의 원리를 설명하고자 한다. 시중에는 절세의 비법을 알려준다는 책이나 글이 넘쳐난다.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내용이지만, 너무 어렵거나 단편적인 경우가 많다. 실상 절세에 관한 기막힌 비법 같은 것은 없다. 많이 벌면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이 마땅하고, 세법도 그렇게 짜여 있다. 예전에는 세법에 허점이 많았을지 몰라도, 이제는 빈틈이 안 보일 정도로 정교해졌다. 주위에서 절세의 비법을 물으면 필자는 이렇게 답한다. 첫째, 세법에서 특별히 혜택을 주는 제도를 잘 활용할 것. 둘째, 같은 소득이라도 세금을 덜내는 방식을 선택할 것. 셋째, 세금을 정직하게 신고하고 납부할 것이다.

◇이종혁 변호사
◇이종혁 변호사

첫째는 대표적으로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같은 혜택인데, 워낙 다양한 유형이 있기 때문에 각자 관심에 맞게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같은 소득이라도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기본원리를 소개한다.

소득의 분산 효과

우리가 알고 있는 세금은 대부분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누진제는 쉽게 말해 소득이 많으면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5천만원의 소득에 대해서는 10%, 1억원의 소득에 대해서는 30%의 세율이 적용되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소득액이라도 나누면 부담이 적어지고, 합치면 부담이 커진다. 예를 들어 부부인 A와 B가 각자 5천만원을 버는 경우와 부부 중 C가 1억원을 벌고 D는 전업주부인 경우를 비교해 보자. 두 집의 가계소득은 1억원으로 같다. 그런데 AB부부는 1천만원, CD부부는 3천만원의 소득세를 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차이를 해소하려면 소득을 산정하는 단위를 가계로 묶으면 되지만, 이는 결혼한 사람을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이어서 시행하기 어렵다. 결국 세법만 놓고 보면 가계소득이 같더라도 소득이 분산될수록 세부담은 적게 된다.

이러한 원리는 기간 측면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연소득이 1억원인 C가 개인 사정으로 1년 휴직을 계획한다고 해보자. 똑같은 1년 휴직이라도,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인 경우와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인 경우에 세부담이 서로 다르다. 왜냐하면 전자의 경우 2021년 소득은 없고, 2022년 소득은 1억원이 되어 30%의 세부담이지만, 후자의 경우 2021년 및 2022년 소득은 각기 5천만원이 되어 10%의 세부담이기 때문이다. 세법만 놓고 보면 후자가 훨씬 유리하다.

다른 사정을 배제하고 단순화된 모델로 설명하였지만, 이처럼 소득은 단위를 쪼갤수록 세부담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일부 욕심이 지나친 경우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서 소득액을 나누거나, 소득의 귀속시기를 조작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하는데, 이는 절세가 아니라 탈세이다. 그러한 무리한 방법이 아니라도 일상생활에서 세금을 줄일 방법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분류과세

세법의 체계에 의해서도 소득을 나눌 수도 있다. 지난 글에서 설명했듯이, 소득세는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퇴직소득세라는 3종류의 세금으로 구분된다. 이를 분류과세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으면 근로소득으로 종합소득세를 부담하고, 퇴직을 원인으로 금전을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부담한다. 그리고 정책적으로 퇴직소득세의 부담이 훨씬 적다. 그렇다면 같은 돈이라도 납세자 입장에서는 급여가 아닌 퇴직금으로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세법은 납세자가 과도하게 퇴직소득으로 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정 한도를 설정해 놓았는데, 그 범위 내라면 퇴직소득으로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의 차이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최근 유행하는 서학개미 열풍에 따라 해외 펀드와 주식에 투자를 했다고 치자. 해외 펀드로 인한 수익금은 배당소득으로 종합소득세를 부담하고, 해외 주식의 양도차익은 양도소득세를 부담한다. 전자는 15.4%(지방소득세 포함으로 이하 같음)로 원천징수되고, 후자는 기본 250만원 공제 후 22%의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소득이 적을 때에는 250만원 공제가 가능한 양도소득이 유리하지만,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세율이 낮은 배당소득이 유리해진다. 그런데 금융소득이 연간 2천만원을 넘는 납세자라면 종합소득에 합산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율(최고세율 49.5%)이 적용된다. 반면 양도소득세는 22%만 부담하고 종합소득세와는 별도로 산정되기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결국 각자의 소득과 자산 구성에 따라서 유불리가 달라지는 셈이다.

분리과세

나아가 종합소득을 더 깊게 살펴보자. 종합소득은 다시 금융소득(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여러 소득을 합해서 종합소득을 산정하고 여기에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세부담이 커지는 구조이다. 그런데 세법은 일정한 경우에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낮은 세율의 원천징수로 납세의무를 끝마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분리과세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예로 연간 2천만원 이하의 금융소득(15.4% 원천징수), 2천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15.4%), 1,200만원 이하의 사적연금소득(3.3~5.5%) 등이 있다. 예컨대 연간 5천만원의 근로소득이 있는 납세자가 추가로 2천만원의 금융소득, 2천만원의 주택임대소득, 1,200만원의 사적연금소득이 생기도록 소득과 자산을 구성해 놓으면, 실제 수입은 1억원이 넘지만 세부담은 같은 소득의 급여소득자에 절반도 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소득이 부부 각자에게 귀속되도록 한다면, 가계의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법은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연금저축에 대해서 세액공제는 물론 분리과세와 과세이연의 혜택까지 부여하고 있다. 그밖에 다양한 형태로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특수금융상품이 있고, 올해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도 대폭 강화되었다. 이러한 금융상품을 활용해서 분리과세 대상으로 소득을 분산해 놓으면, 전체적으로 세부담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성실납세

이상으로 세법에서 정한 여러 제도를 통해서 같은 소득이라도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본원리를 설명하였다. 절세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서 세법이 정한 단위별로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투자에 있어 분산투자가 권장되는데, 다른 이유지만 세금의 측면에서도 분산은 유리하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절세와 탈세의 경계가 명확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절세에 대한 욕심이 과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사실은 있는 그대로 두고 절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납세자는 세법에 따른 신고와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뻔한 당위론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세금을 조금 줄이려고 신고와 납부를 소홀히 하였다가 나중에 세금폭탄의 낭패를 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세법에 정해진 만큼 세금을 낸다"는 생각이 절세의 기본임을 기억하자.

이종혁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jonghlee@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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