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자본시장 l 신희강 변호사
[리걸타임즈 특집=2020 Lawyers of the Year] 자본시장 l 신희강 변호사
  • 기사출고 2021.01.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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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강조하는 IPO 성사의 숨은 손
SK바이오팜, 빅히트 등 7건 성공시켜

2020년, 특히 하반기는 공모주 열풍이라고 불릴 만큼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해로 기록된다. 여러 로펌과 변호사들이 발행사와 주관사로 나눠 관련 법률자문을 제공하며 수많은 기업의 IPO를 성사시킨 가운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IPO와 마크로젠의 자회사인 미국 유전체 분석기업 소마젠의 코스닥 상장,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의 의미가 있는 교촌에프앤비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거래 등에 자문한 법무법인 태평양의 신희강 변호사가 거의 맨 먼저 이름이 나온다.

◇신희강 변호사
◇신희강 변호사

2020년 태평양이 자문해 성사시킨 국내 16건의 상장사례 중 신 변호사가 관여한 7건의 공모금액을 모두 더하면 약 3.2조원. '영혼까지 끌어모으다'란 의미의 '영끌'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공모주 시장의 숨은 공신이 신 변호사로, 지난 8월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한 바이오회사인 Hangzhou Tigermed Consulting(HTC) 등 해외상장 2건에 관련된 국내 자문 부분까지 더하면 신 변호사가 관여한 국내외 IPO의 전체 공모금액은 약 5조원으로 늘어난다.

코로나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상반기에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과 전통적으로 이루어지던 대면 방식의 투자자들에 대한 접촉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절차가 지연되고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였는데,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바이오 회사나 언택트 문화 확산의 덕을 본 게임회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측면이 있어요."

신 변호사는 "작년 초에 자문을 시작한 SK바이오팜의 경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 역대 최대인 31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리는 등 IPO 공모 광풍의 시발점이 되었고, 교촌에프앤비의 코스피 상장 건은 과거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 시도가 무산된 선례가 다수 있었으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코스피 시장 역대 최고인 1,31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의미를 두어 소개했다.

또 신 변호사팀이 주관사 측에 자문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상장은 해외 판매분이 포함된 대형 IPO 거래인데도 자문 착수 후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상장을 완료하는 역대급 속도전이 주목을 끈 거래로, 신 변호사는 "그동안 다양한 IPO 자문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살려 병역법까지 찾아보며 시간에 맞추어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IPO 거래마다 제각각 의미가 있지만, 신 변호사가 특히 애착을 느낀 거래는 투자유치 단계부터 시작하여 몇 년간의 자문을 거쳐 결실을 맺은 소마젠 상장이라고 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미국 현지의 상장 관련 기관의 많은 업무가 중단되거나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는데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소마젠 IPO는 한국거래소에 기술 특례상장제를 이용해 상장한 첫 외국기업 사례가 되었다.

변호사 경력 20년이 넘은 신 변호사는 과거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제일모직, 현대로템, LIG넥스원, 이노션, CJ헬로비전 등 대형 IPO를 성사시킨 자본시장의 큰 손이다. 풍부한 임상경험을 자랑하는 그가 후배들에게도 강조하는 IPO 자문 성공의 비결은 설득의 노력.

신 변호사는 "IPO의 경우 고객이 있고 중간에 주관사가 있고, 거래소가 있고, 감독원이 있는데, 어느 시점에서 누구를 설득해야 더 순조롭게 진행될지 잘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며 "큰 그림으로 봐서 더 좋은 게 있다면 때로는 고객도 설득하고, 필요하면 주관사, 거래소, 감독원을 설득해서 더 나은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어프로치 하라고 후배들에게 주문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변호사 후배에겐 외국변호사라고 생각하고 사안을 바라보고, 반대로 미국변호사 후배에겐 한국변호사라고 생각하고 접근해보라고 얘기한다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강조했다.

낸드 플래시 매각 인텔에 자문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 태평양에 입사한 신 변호사는 당시 일감이 쏟아진 금융기관 정리 업무부터 시작하여 각종 구조조정업무를 수행하고, 국내 회사의 나스닥 상장에 관여한 경험 등이 IPO 거래에 자문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물론 신 변호사가 IPO 거래만 자문하는 것은 아니고, IPO 직전 또는 직후의 자금조달, M&A와 해외투자, 외국회사들의 국내 투자와 관련해서도 활발하게 자문하고 있다. 인텔이 SK 하이닉스에 낸드 플래시 사업부분 등을 매각하는 거래에서 인텔 측에 대한 국내 자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초 · 중교를 독일에서 다니며 익힌 독일어 실력을 바탕으로 태평양의 독일 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