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믿는 미국인과 달리 한국인은 사회적 상승의 벽 인정"
"아메리칸 드림 믿는 미국인과 달리 한국인은 사회적 상승의 벽 인정"
  • 기사출고 2020.12.02 06: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클 샌델, "코로나 이후 부의 불평등 더 커졌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12월 1일 열린 제19차 국제반부패회의 특별세션에서 "미국인들과 다르게 한국인들은 기회의 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상승의 벽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 인식이 경제와 사회를 개혁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국제반부패회의는 전 세계 약 2천명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부패 포럼으로,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화상 회의로 개최되었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12월 1일 열린 제19차 국제반부패회의에서 숭실대 김선욱 교수와의 영상 대담을 통해 공정, 정의, 공동선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12월 1일 열린 제19차 국제반부패회의에서 숭실대 김선욱 교수와의 영상 대담을 통해 공정, 정의, 공동선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숭실대 철학과 김선욱 교수와의 대담으로 진행된 "공정, 정의 그리고 공동선을 말하다" 주제의 특별대담 1부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특히 부의 불평등이 더욱 커졌다"며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과 관련한 국민권익위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에도 아메리칸 드림을 믿는 미국인들과 다르게 한국인들은 서민층에서 사회적 상승이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며 "불평등 · 불균형 문제를 인식해야 경제와 사회를 개혁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청년패널단으로 참석한 김희리씨는 한국의 대학입시제도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제 제기하며, 능력주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기 위한 시민의 역할을 샌델 교수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샌델 교수는 "명문대 입학을 많은 부와 기회를 얻는 기준으로 삼은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라며 "이러한 교육능력주의가 자리 잡아 그동안 학생들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진 2부에서는 국민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이 연사로 참여해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반부패 · 청렴을 말하다"를 주제로 한 청렴 토크콘서트가 마련됐고, 전 위원장은 한국사회의 공정 · 정의 이슈와 대해 청년 패널단과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전현희 위원장은 미니강연을 통해 "부패는 우리의 삶 모든 부분에 맞닿아 있으며, 반부패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것들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특히 청년들의 삶에서 겪게 되는 반칙과 특권은 무엇이고 이것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이뤄졌다. 전현희 위원장은 "세계 최고의 석학인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연을 통해 많은 청년과 시민들이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정의, 공정의 문제에 대해 숙의(熟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샌델 교수와 전현희 위원장의 강연 영상은 2일 오후 2시부터 제19차 IACC 누리집(www.iacc2020.kr)에 공개된다.

리걸타임즈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