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엔 한해가 저무는 세모(歲暮)가 되면 언론매체마다 앞다퉈 그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하곤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10대 뉴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고, 리걸타임즈도 10대 뉴스를 따로 선정해 보도한 기억이 없다. 세상은 계속되고 새로운 뉴스가 연이어 터지는데 이미 한 번 지나간 뉴스를 10대 뉴스로 포장해 재탕하는 것은 사실 부적절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2019년은 사정이 다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워낙 큰 뉴스가 연초부터 12월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도 잡지의 마지막 지면을 빌려 변호사업계를 중심으로 올해 법조계를 뒤흔든 '10대 뉴스'를 추적했다.
올 2월 미국 로펌 아놀드앤포터의 상륙과 중국 로펌으로는 두 번째인 중국 최대 로펌 잉커의 서울사무소 개소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이 2012년 9월 문을 열었던 미국 로펌 맥더못이 서울사무소를 접고 철수했지만, 외국 로펌들의 한국 사랑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이 김앤장에 이어 매출기준 '세계 200대 로펌'에 진입하는 등 한국 로펌의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총회가 이처럼 발전한 한국의 법조계를 세계에 알린 결정판에 해당하는 행사였다. 전 세계 131개 나라에서 몰려든 6000여명의 변호사들은 한국 법조의 깊이와 격조에 감탄사를 연발했고, 2019년 서울총회는 IBA 총회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총회의 하나로 기록됐다.
시장에선 끊임없이 변호사들이 이동하고 부티크 로펌이 문을 여는 이합집산이 계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앤장 출신들이 주축이 된 'IP 부티크' 법률사무소 그루의 개소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중재 전문가 중 한 명인 김갑유 변호사가 띄운 국제중재 플랫폼 피터앤김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제중재 플랫폼이 되자는 게 피터앤김이 지향하는 목표로, 피터앤김은 스위스의 국제중재 로펌과 연계되어 있다.
재조에서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소로 상징되는 사법농단 재판,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등 메가톤급 뉴스들이 올 한해를 장식하고 있다.
법조인 양성제도의 대전환을 가져온 로스쿨 제도는 2009년 도입된 지 만 10년을 맞았다.
국회는 12월 30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어 입법이 추진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가결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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