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 검거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 검거
  • 기사출고 2006.07.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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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서 호송…이르면 내일 영장 청구주회장 "혐의 인정 못하지만 피해자엔 죄송"
(서울=연합뉴스) 가입자가 30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다단계회사를 운영하면서 사기와 횡령 등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검찰의 수배를 받아온 제이유 그룹 주수도 회장이 검거됐다.

제이유그룹의 불법영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김진모 부장검사)는 26일 오후 4시10분께 경기도 이천의 한 전원주택에서 은신 중이던 주 회장을 체포, 서울로 호송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첩보를 통해 주 회장이 도피 기간 중 사용한 오피러스 승용차 번호를 확보하고 최근 해당 차량이 자주 나타난 영동고속도로 부근의 전원주택 단지 입구에 검거팀을 보내 잠복하다 차를 몰고 외출하려던 주 회장을 검거했다.

검찰은 "주 회장이 순순히 검거에 응해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그가 기거하던 방을 압수수색했으나 지갑 등의 소지품 외에는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주 회장은 물건을 구매한 정도에 따라 고액의 수익을 지급한다는 일명 '소비생활마케팅' 등 실현이 불가능한 수당지급 구조로 다단계 사업자들을 속여 1조1천50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 영업상 사기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주 회장은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시행사인 ㈜로얄워커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조작, 제이유네트워크 자금 60억원을 가로채는 등 관계자들을 동원해 회사 공금 200억여원을 횡령하고 제이유 백화점 자금 1천100억원을 제이유 네트워크에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등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에 호송된 주 회장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 도피는 회사를 위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어쨌든 피해자에겐 미안하게 됐고 모든 것은 검찰조사에서 밝힐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검찰은 주 회장의 혐의가 무겁고 공범관계에 놓인 그룹 관계자들이 모두 구속된 점 등을 감안, 주 회장에 대해 늦어도 이르면 27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주 회장의 그간 도피경위 및 행적과 사기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 회장의 상태를 살펴가며 늦으면 오늘 밤 자정 무렵까지 주회장을 조사할 것"이라며, "사기 혐의를 적용할 금액을 다단계 사업의 총매출액인 4조7천억원으로 볼지 검토 중이며 횡령과 배임액도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 회장의 사기 및 횡령 혐의 외에 제이유 그룹이 수익사업으로 선전했던 서해유전 개발사업의 진위와 주가조작설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치권에서 제기한 주 회장의 '검ㆍ경 및 정치권 로비설'에 대해서는 "일단 다단계 영업상 사기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나 혐의점이 발견되면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해 정관계 로비설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주 회장은 지난달 19일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연락을 끊은 뒤 지금까지 한달 넘도록 도피생활을 해왔다.



조성미 기자[helloplum@yna.co.kr] 2006/07/26 20: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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