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직역보다 진보 · 보수 성향이 기준돼야"
"출신 직역보다 진보 · 보수 성향이 기준돼야"
  • 기사출고 2006.06.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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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봉 교수, '대법관 임명제청' 참여연대 토론회서 주장대법원 29일 후보추천 마감…다음달초 후임자 제청 전망
7월10일 퇴임하는 5명의 대법관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 인적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출신 직역'이 아니라 '성향'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지봉 교수
서강대 임지봉 교수(법학)는 5월29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한상희)가 개최한 '2006년 대법관 임명제청, 무엇을 중시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이어 "성향상의 균형을 갖춘 '균형잡힌 대법원'이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다양한 출신 직역을 가진 이들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더라도 만약 그들의 성향이나 가치관, 그리고 법률해석에 임하는 태도 등이 기존 대법관들과 대동소이하다면 이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통한 대법원 개혁과는 멀어지게 되는 것이며, 오히려 지금까지의 대법원 개혁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따라서 "출신 직역 중심의 대법관 인선은 '대법원 인적 구성의 다양화'라는 본래 의도를 벗어나 왜곡된 결과를 야기할 위험이 적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고려기준이 되어야 할 것은 후보자의 성향이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다양한 성향의 대법관들을 후보로 제청해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갖춘 건강한 대법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사법개혁위원회도 2004년 6월 대법원의 구성은 경력, 성별, 가치관 등 여러 측면에서 더욱 다양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장주영 변호사는 최근에 나타난 대법관 구성의 일부 변화현상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그렇다면 과거의 기수와 서열에 따라 대법관을 임명하자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시민단체의 추천이나 기준제시가 사법의 독립 침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독립성은 재판과정과 결과의 독립성을 의미하는 것이지 최고법원인 대법원 구성과정이 폐쇄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고려대 장영수 교수(법학)는 "대법관은 하급심 법관보다 높은 전문성과 도덕성은 물론이거니와 사회통합적 안목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며, "특히 현실과 동떨어진 형식적 법적용을 뛰어넘어 현실 이해력과 적용력이 뛰어난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추천 마감=29일 후보 추천을 마감한 대법원에 따르면 변협 등 시민 · 사회단체와 개인 등이 추천한 후보자는 2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변협은 이날 법원장 7명, 고법부장판사급 4명, 변호사 3명, 대학교수 1명 등 직역을 나눠 모두 15명의 후보를 대법원에 추천했다고 밝혔으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변협은 너무 젊은 사법시험 기수의 법조인이 대법관에 임명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사시 20회 이하의 법조인은 후보 추천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법원노조도 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대법관후보자 범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 투표 등을 거쳐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전수안 광주지법원장, 목영준 법원행정처 차장 등 12명을 추천했다.

재야 법조계에서 송두환 ㆍ 채방은 변호사가, 학계 몫으로는 양창수 서울대 법대 교수가 추천됐다고 한다 .

이에앞서 참여연대가 지난 25일 조용환 변호사,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 전수안 광주지법원장, 김상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윤재윤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인복 서울고법 부장판사, 유원규 법원도서관장 등 7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도 25일 현직 법관 3명, 검찰 출신 1명, 여성변호사 1명을 포함한 변호사 2명 등 6명을 추천했다.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민변은 코드 인사 시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난번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에도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이들 추천된 후보와 이 대법원장 본인이 대법관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후보자 명단을 함께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에 넘겨 자문을 의뢰하게 된다.

다음달 5일 제청자문위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이 대법원장은 자문위 의견을 참고해 다음달 7~9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5명의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기만료로 7월10일 퇴임하는 대법관은 강신욱 ㆍ 이규홍 ㆍ 이강국 ㆍ 손지열 ㆍ 박재윤 대법관 등 모두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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