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출간
검사의 무소불위 권력과 야욕을 담은 영화의 흥행 때문인지 검사하면 '권력, 강압 수사, 부패와 비리' 등 부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검사로 활약하다가 얼마 전 법복을 벗은 안종오 변호사의 회고에 따르면, 검사가 사는 세상엔 눈물 넘치는 사연도 많다. 
16년차 부장검사로 근무하다가 최근 검사직을 내려 놓은 안종오 변호사가 검사시절 마주한 사건과 기록 너머에 있는 사람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책 제목도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검사님, 우리 아기 예쁜 모습으로 보내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수화기를 내려놓는데 가슴이 먹먹하다. 잠시 생각한 후에 타살로 볼 만한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적어서 부검영장을 기각했다. 아기는 곧바로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갔다. 결재해주신 부장님께서 묻는다. 안 검사, 유족 중 누군가 나중에 왜 부검 안 했느냐고 문제 제기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 부장님, 그런 건 감당하겠는데요, 불필요한 부검으로 아기 아빠가 가슴 아파하는 건 감당 못하겠습니다."
안종오 검사는, 언제부턴가 사건 기록을 볼 때 '사건 하나에 적어도 하나의 인생이 걸려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됐다고 했다. 그에게 사건 기록을 대한다는 것은 곧 그 안에 얽혀 있는 인생을 들여다본다는 것. 그리고 그 인생의 주인들과 마주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모두 40편이 넘는 이야기엔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사연들이 녹아 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법의 냉정한 잣대 이전에 '사람의 일'로 대해야 했던 사건들의 이야기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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