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성향 달라질까
대법원 판결 성향 달라질까
  • 기사출고 2005.11.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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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 21일 오전 취임식 13명중 절반이상 참여정부 임명…내년에도 5명 교체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세 명의 대법관이 21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6년의 대법관 임기를 시작한다.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대법..
이어 30일엔 배기원 대법관이 퇴임할 예정이어 이용훈 대법원장을 포함한 13명의 대법관중 절반이 넘는 7명이 참여정부 들어 임명된 대법관으로 채워지게 된다.

임명 순서대로 김용담, 김영란, 양승태,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이 그들이다.

고현철 대법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인 참여정부 출범 직전 2003년 2월 대법관이 됐으며, 내년 7월엔 강신욱,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대법관 등 5명의 대법관이 임기만료로 교체된다.

이에따라 대법원 주변에선 벌써부터 대법원 판결 성향의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진보, 개혁 성향인 박시환 대법관과 노동법 전문가인 김지형 대법관이 주심을 맡을 사건의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의 재판은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는 3개의 부와 전원합의부 재판으로 나뉜다.

부를 구성하는 대법관 4명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전원합의부로 넘겨 재판하게 되나, 부의 재판에선 주심 대법관의 의견이 중요하다.

한편 박시환 대법관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계속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집시법, 국가보안법 등 이른바 공안 관련 법령의 적용이 다소 오 · 남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사상의 자유, 학문의 자유 등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되었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사상의 자유에 관하여 보다 열린 마음으로 임하고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사상의 자유에 대한 제한에 있어서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 선진국에서 이미 확립되어 있는 원칙을 적용하여도 크게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박 대법관은 또 "법원이 사회의 약자나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재판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법원이 무조건 사회적 약자의 의견을 들어서 그들을 편들어 줘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법률의 한계 내에서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지형 대법관은 인사청문 모두발언에서 "무엇보다도 이편도 저편도 아닌 법과 정의가 내리는 명령을 따를 것"이라며, "법과 정의가 아닌 다른 편에서 어떠한 유혹과 탄압이 있더라도 이를 물리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법관은 그러나 "법과 정의란 이런 것이다라고 경솔히 속단하지는 않겠다"며, "다소 늦더라도 참된 법과 정의를 찾으려는 고민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황식 대법관은 모두발언에서 "대법관이 되면 합리적 이성에 충실하며 공의와 법치주의 실현에 진력하겠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법 생활속에 훈훈한 정감이 스며들도록 감성적 사고와 고민도 병행하며 그에 따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국민 일반의 기본권 보장에 철저하면서도 법원이 아니면 챙겨주기 어려운 소수자 약자를 보듬어 안고 그들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통합 조정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그런 대법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