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찾은 국가흥망의 비밀
역사에서 찾은 국가흥망의 비밀
  • 기사출고 2016.07.1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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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의 조건은 법치, 망의 조건은 승복 없는 내분"
중국 춘추시대의 유명한 정치가 관중은 제환공을 도와 패업을 이룬 뒤 호화로운 저택을 몇 채씩 가지고 호사스러운 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의 공적이 워낙 위대했기 때문에 제나라 사람들은 이를 사치스럽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권성 전 헌법재판관은 "오늘날의 우리나라 같으면 여론이 들끓어 관중은 권력 남용과 부정부패로 재판을 받고 처벌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흥망유수
국가흥망의 비밀은 무엇일까. 원로 법조인 권 전 재판관이 "흥망유수(興亡有數)"라는 책을 냈다. 평소의 관심사인 역사를 흥망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동양과 서양의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들어 국가흥망을 논한 책이다. 제목은 '흥망이 유수하니'로 시작하는 고려 말 문인 원천석의 시조에서 따왔다.

그는 인론(人論), 지론(地論), 천론(天論)의 순서로 국가흥망에 관한 담론을 전개했다. 천지인의 반대 순서로 탈고한 셈인데, 우리가 작용할 수 있는 범위는 인이 가장 넓고, 다음의 지는 그보다 좁고, 천은 가장 좁다고 보았기 때문. 또 제도에 관한 논의를 물론(物論)과 법론(法論)으로 나눠 인론 뒤에서 살펴보았다. 그는 "사람을 소프트웨어라고 한다면 제도는 하드웨어"라고 말했다.

권 전 재판관이 말하는 흥의 조건은 한마디로 법치이다. 그러면 망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는 승복이 없는 내분이라고 했다. 승부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패자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2회전, 3회전을 시도하여 계속 승부를 벌인다면 패자가 아주 소멸되기 전에는 내분은 끝이 나지 않고 그 결과는 바로 국가의 멸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승복은 승자의 포용과 패자의 시한부 · 사안별 승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승복은 아니다.

그는 "세상에는 이치라는 것이 있고, 적어도 이치가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적어도 국가의 흥망에 관한 역사를 살펴보면 그런 믿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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