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 내정자는 누구
이용훈 대법원장 내정자는 누구
  • 기사출고 2005.08.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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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론자이면서도 합리적'…진보적 판결 많아대법원 전원합의 사건 92건중 17건서 소수의견
다음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용훈 전 대법관은 원칙론자이면서도 합리적이고 진보적이라는 게 법원 안팎의 중평이다.

◇이용훈  내정자
특히 법관으로 있을 때 진보적인 판결을 많이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환경소송에서의 원고적격 확대, 의료소송에서의 인과관계의 입증책임 전환 등 대법원 판례로 굳어진 여러 주목할 판결들이 이용훈 내정자가 대법관으로 있을 때 내린 판결들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의 표현을 빌면, 최근의 전, 현직 대법관중 가장 진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대법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1994년 7월부터 2000년 7월까지 6년간 이 내정자가 대법관으로 있을 때 나온 총 92건의 전원합의체 판결과 결정중 모두 17건의 재판에서 반대의견을 냈다.

또 4건의 재판에서 다수의견과 아울러 보충의견을 냈고, 3건의 재판에서 별개의견을 냈다.

그만큼 소수자의 목소리나 새로운 의견에 항상 귀 기울이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라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유신정부 시절 시국사범에게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가벼운 형을 선고하는 등 소신 있는 판결을 하여, '법원 내 재야'로 불릴 정도로 신념이 확고한 법관으로 이름을 날렸으며, 서울서부지원장으로 재직하던 1993년의 이른바 사법파동 때에도 합리적인 처신과 개혁적인 성향으로 소장 판사들의 신망을 얻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이런 성향은 변호사가 되어서도 이어졌다.

국민의 기본권을 옹호하는 사건의 변론을 많이 담당했는데, 지난해 12월 "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더라도 피고인이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자신의 진술내용과 다르다고 할 경우 이 조서를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내용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 전 대법관은 이 판결에 앞서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연 공개변론에서 "피의자의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관행에서 탈피하여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는 검사의 신문조서도 증거능력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역설하여, 새로운 대법원 판례를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일찌기 독일에 유학했으며, 대법관 시절 비교법실무연구회를 이끌면서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공부한 교수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교수들의 의견을 판결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등 연구활동에도 열심이었다고 한다.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있으면서 행정법원과 특허법원의 설립을 준비하고, 사법연수원을 마친 후 2년간 예비판사를 거치도록 하는 판사 임용제도를 마련했다.

사법행정에 있어 아이디어가 많고, 강한 업무추진력 등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장로이며, 판, 검사와 변호사, 법무사로 구성된 기독법조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은숙 여사(63)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신승호 성남지청 검사가 사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