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로펌 15곳 신청서울사무소 개설 열기 뜨겁다
영미 로펌 15곳 신청서울사무소 개설 열기 뜨겁다
  • 기사출고 2012.07.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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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입주 준비…8월부터 오픈 예상 세미나 개최 등 시장공략 발걸음 분주
지난 6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의 트레이드타워 51층 대회의실에서 "미국의 NAFTA 사후검증사례와 업종별 활용전략 설명회"가 열렸다. 한-미 FTA 발효 100일을 맞아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세인하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한 원산지 증명과 사후검증에 대한 안내를 위해 한국무역협회 FTA무역종합지원센터가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6월 12일 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한-미 FTA 관련 설명회에서 서울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인 미국 로펌 셰퍼드 멀린의 Dombek 변호사가 원산지 증명과 NAFTA 사후검증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눈길을 끈 것은 이날 설명에 나선 강사들의 면면. 통상 분야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미국 로펌인 셰퍼드 멀린(Sheppard Mullin)이 후원사로 참가, 소속 변호사 3명이 태평양을 건너 와 오후 늦게까지 참가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응대하며 설명회를 이끌었다.

셰퍼드 멀린서 후원

미 수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Curtis Dombek 변호사가 "원산지 증명과 NAFTA 사후검증사례"에 대해, Scott Maberry 변호사는 "한-미 FTA 정부조달"을 주제로, 조만간 개설 예정인 셰퍼드 멀린 서울사무소의 대표로 내정된 김병수 미국변호사는 "업종별 한-미 FTA 활용전략"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뜨거웠다"며, "한국 기업들이 대미 수출 등과 관련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셰퍼드 멀린은 서울사무소를 열기로 하고 김병수 변호사가 외국법자문사(FLC) 자격승인을 받아 대한변협에 등록을 마쳤으며, 법무부로부터 사무소 설립인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클리포드 챈스 변호사 발표

무역협회 설명회가 열리기 열흘 쯤 전인 6월 1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포스코 P&S 타워. 국제거래법학회와 대한상사중재원이 공동주최한 "국제합작의 협상 및 합작계약상의 법률적 쟁점"에 관한 컨퍼런스가 열려 영국 로펌인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의 김현석 미국변호사가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클리포드 챈스 서울사무소가 문을 열면 서울로 옮겨 근무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클리포드 챈스 한국팀의 핵심적인 변호사 중 한 사람으로, 클리포드 챈스는 법무법인 광장,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이번 컨퍼런스를 후원했다.

영미 로펌의 서울사무소 개설이 임박한 가운데 주요 영미 로펌의 변호사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세미나 등에 적극 참가하며, 더욱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미 홍콩사무소 등을 중심으로 한국 관련 업무를 폭넓게 수행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서울사무소 개설을 앞두고 한국 기업과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리걸타임즈 취재에 따르면, 6월 26일 현재 서울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하고 법무부에 외국법자문사(FLC) 자격승인 심사 등을 신청한 영미 로펌은 모두 15곳.

성 김 대사 형 서울대표 내정

전통적으로 자본시장 분야가 강한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심슨 대처(Simpson Thacher & Bartlett), 클리포드 챈스 등은 물론 한국 기업의 소송 사건을 많이 대리하는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와 강성룡, 박진원 두 미국변호사가 함께 서울사무소를 이끌 예정인 오멜베니앤마이어스(O'Melveny & Myers), IP와 함께 PE, 생명과학 분야가 강한 롭스앤그레이(Ropes&Gray), 통상 전문의 셰퍼드 멀린, 해상 전문인 김경화 영국변호사가 서울대표로 내정된 DLA Piper, 경쟁법 분야가 발달한 커빙턴앤벌링(Covington & Burling), 성 김 주한 미국대사의 형인 준 김(Joon Kim) 변호사가 대표로 내정된 스콰이어 샌더스(Squire Sanders) 등 내로라 하는 로펌들이 조만간 서울 한복판에 간판을 올리고 변호사들이 진주하게 된다.

국내 로펌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로펌이 서울사무소 개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돼 솔직히 좀 놀랐다"며, "한국 로펌들이 전혀 새로운 경쟁에 노출되게 되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한국 시장을 둘러싸고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영미 로펌들이 경쟁 로펌을 의식해 서울사무소 개설을 추진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쟁 로펌들이 서울에 사무소를 열고 변호사를 보내 서비스하는 데 비해 종전대로 홍콩이나 뉴욕사무소 등에서 서울을 오가며 자문에 나섰다간 경쟁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로펌 3곳 FLC 등록 마쳐

6월 현재 관련 절차가 가장 빨리 진행 중인 로펌은 서울대표로 내정된 변호사가 대한변협에 FLC 등록을 마치고 법무부에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설립인가 신청을 낸 롭스앤그레이와 셰퍼드 멀린, 클리포드 챈스 등 3곳. 또 클리어리 고틀립, 폴 헤이스팅스, 스콰이어 샌더스, 커빙턴앤벌링, 맥더못(McDermott, Will & Emery), 심슨 대처가 FLC 예비심사를 통과해 법무부에서 정식심사가 진행 중에 있다. 서울사무소를 개설하기 위해선 먼저 서울사무소 대표자에 대해 FLC 승인을 받아 변협에 등록해야 하며, 이어 법무부에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으면 변협 등록을 거쳐 사무소를 열 수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페럼타워(우)와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 영미 로펌들이 입주할 예정이어 이 일대가 외국 로펌 타운으로 조성되고 있다. 서울사무소를 개설하려는 영미 로펌이 늘어나며 인기 빌딩의 입주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미 로펌 관계자들에 따르면, 법무부 인가가 나오는 대로 8월부터는 서울사무소가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리포드 챈스와 클리어리 고틀립이 서울 을지로의 페럼타워에 입주하기로 하고 인테리어 등을 준비 중에 있으며, 길 건너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엔 폴 헤이스팅스와 셰퍼드 멀린이 입주할 예정이다.

페럼타워, 센터원 빌딩 인기

한꺼번에 많은 수의 외국 로펌이 서울에 밀려들며 이들이 선호하는 주요 도심지역엔 사무실 입주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포스코 빌딩에 임시로 사무실을 마련했다는 롭스앤그레이의 김용균 변호사는 "서울사무소로 쓸 만한 주요 도심의 사무실을 거의 다 뒤졌지만, 빈 공간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법조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영미 로펌의 서울사무소가 조만간 들어서게 된다. 올 7, 8월은 서울 진출을 추진하는 영미 로펌은 물론 한국 로펌들에게도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운 여름이 될 것 같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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