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사람들의 막말 장외공방
삼성가 사람들의 막말 장외공방
  • 기사출고 2012.05.0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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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잡지에서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에 대해 직접 다룰 기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삼성 관련 뉴스가 연이어 터지면서 기자들도 삼성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갖게 되었다.

◇김진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애플과의 특허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과 애플이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법원에서도 뜨거운 관심 속에 관련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또 얼마 전엔 삼성가의 장남인 이맹희씨 등이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이병철 선대 회장의 차명재산을 반환하라며 상속소송을 제기해 본격적인 변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여기까지만 얘기하면 삼성 또는 삼성가와 관련된 소송이 제기돼 세간의 관심을 끄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IT기업의 특허분쟁은 이미 세계적인 경향이라고 할 수 있고, 부모의 유산 상속에 불만이 있는 자녀가 자기 몫을 찾겠다며 다른 형제 등을 상대로 상속재산 반환소송을 내는 것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가의 상속분쟁은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소송을 낸 원고들을 가리켜 "수준 이하의 자연인" "상대가 안 된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고, 이를 전해들은 맹희씨가 "건희가 어린애 같은 발언을 한다"고 되받아치는 등 막말 수준의 장외공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형인 맹희씨와 누나인 숙희씨가 반박 보도자료를 낸 바로 다음 날 기자들을 만나자 맹희씨를 "집안에서 퇴출된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나와 1대1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즉각 재반박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를 목격할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삼성가 사람들의 오만한 모습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구어 냈다는 지나친 자부심 탓인지 기업인 또는 기업인 집안의 일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의식하는 염치를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직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의 사업장 진입을 몸으로 막으며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대한 조사를 방해했다가 사상 최대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일이 있었다. 법과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이다.

삼성과 삼성가 사람들은 특정 소송의 승패에 앞서 우리 사회와 국민을 존중하고 어렵게 여기는 자세부터 갖추라고 말하고 싶다.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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