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 변호사도 '파트타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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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07.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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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년전보다 38% 증가…KPMG 일주일 4일 근무
경제난이 장기화하면서 블루 칼라, 화이트 칼라 업종을 망라한산업계 전반에서 비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고용주들은 경기 회복기를 대비해 해고 대신 근로시간 단축을 택하고 있으나, 국가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파트타임 근로자의 증가로 실물 경제는 타격을 입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올해 3~5월 92만7000명의 근로자가 풀타임으로 일할 수 없어 주 30시간 미만의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조사됐다고 19일 밝혔다. 2008년보다 비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가 38% 증가했다. 풀타임 근로자수는 1년 전보다 59만5000여명줄어들었다. 경제 위기 초기 때는 파트타임 근로자가 직격탄을맞은 자동차 산업 및 제조업에 집중됐으나, 올해는 회계, 컨설팅,로펌 등 화이트 칼라 직종까지 그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다.

영국 최대 회계 컨설팅 회사인 KPMG는 직원들 86%가 1주일에 4일근무를 하는 고용 계약에 서명했고, 세계적 로펌인 노튼 로즈 또한 일부 직원을 파트타임으로 전환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최대 통신회사인 BT는 최근 월급의 75%를 삭감하는 조건으로 최대 1년 동안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했다.

비자발적 파트타임 증가는 고용주들이 미래 비용 절감을 고려할때 해고가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의 벤저민 윌리엄슨 연구원은 "과거 경기 후퇴 때고용주들은 능력과 기술있는 근로자를 해고했다가 막상 회복기때 숙련된 근로자 부족으로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근로자 입장에서는 구매력 및 가계 수입 감소, 저축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영국노동조합회의(TUC)의 브렌던 바버 사무총장은 "비자발적 파트타임의 증가는 경기 침체의 숨겨진 그림자"라며 "노동 시장이 실업률 통계로 나타나는 수치보다 더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심은정 기자[fearless@munhwa.com] 2009/07/20 15: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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