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헌재 사무처장 퇴임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 퇴임
  • 기사출고 2024.01.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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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양극화, 이념 대립, 사회적 갈등 치유 조정 통합 역할 계속 기대"

2019년 6월 취임한 헌법재판소 박종문 사무처장이 1월 16일 퇴임했다. 박 처장은 퇴임사에서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헌법에 근거하여 헌법재판을 청구하고 헌법재판소가 있어 든든하다는 평가를 계속 받게 되길 바란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 헌법재판을 통하여 꽃피워지고, 헌법이 천명한 민주공화국이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헌법재판에서 탄탄하게 지켜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 이념 대립과 여러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조정하여 통합하는 역할도 계속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퇴임사 전문이다.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월 16일 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박 처장은 2019년 6월 취임해 4년 7개월간 재임했다.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월 16일 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박 처장은 2019년 6월 취임해 4년 7개월간 재임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장님, 재판관님들, 헌법연구관님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오늘 사무처장의 소임을 마치고 퇴임하는 저에게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사무처장으로 부임하여 여러분과 동행한 모든 시간들은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하였습니다.

한 분 한 분 얼굴을 익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기억하여 다정하게 불러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직급과 직무에 구애되지 않고 한 번이라도 더 만나서 속 깊은 얘기를 듣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코로나 영향으로 직접 마주하고 소통할 기회가 제한되었지만, 함께 개선할 점과 발전방안을 모색하며 공감하고 격려하는 자세로 임하였고 이는 저에게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창의적인 제안과 예리한 조언을 거침없이 해준 주무관님들과 사무관, 서기관님들도 생각납니다. 보고 과정에서 정책 수립의 근거와 실행 필요성을 열정적으로 때로는 차분하게 펼쳐주신 과장님들도 생각납니다. 실 · 국장님들 그리고 사무차장께도 감사드립니다. 사무직분들도 고맙습니다. 청사방호, 청사관리, 환경미화, 구내식당, 행정지원실 직원분들께는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재임하는 기간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온 일들이 떠오릅니다.

헌법연구관을 매년 증원하고 심판지원실을 신설하여 연구와 조사 인력을 확충 하고 심판지원역량을 체계화하는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도서심의관과 자료조 사과도 신설하였습니다. 본관 리모델링을 통해 구성원들이 조금이나마 개선된 공간에서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5개년으로 계획된 지능형 헌법재판 시스템 구축 사업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고 정보보호과도 신설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 구성원과 국민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접근하기 쉽고 안전한 재판시스 템을 제공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실무제요 제3개정판도 발간하였으며, 연례보고서 국문 · 영문판도 그 내용이 충실해지고 있습니다. 2020년 완공된 별관 청사에 도서관을 개관하여 국내 최고 공법전문도서관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함께 마련한 상설전시관은 헌법과 헌법재판 및 헌법재판소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곳에 국민의 기본권이 보호되고 시대에 한 걸음 앞서 기본권이 확장되는 결정, 헌법이 지켜지는 결정들로 계속 채워지길 기대합니다. 구술채록사업에 이은 구술총서 발간도 뜻깊은 일로 기억됩니다. 민원실도 편리해졌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구축된 스마트회의실과 영상회의시스템도 더 많이 활용될 것입니다. 오랜 숙제였던 헌법재판연구원 신청사 이전 사업도 시작됩니다. 국민을 섬기고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헌법재판소의 시스템과 공간이 완비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연구사무국은 매년 재판관급, 연구관급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연구자료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헌법재판소는 아시아 헌법재판을 선도하는 역할을 굳건히 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외국 주요국가 헌법재판기관들과 활발한 교류는 우리 헌법재판소가 세계 속에 우뚝 서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 모든 일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재판소 구성원 모두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에서 비롯된 헌법 개정에 근거하여 1988년 9월 1일 출범하였습니다. 36년의 시간 동안 국민의 신뢰가 차곡차곡 쌓여지고 있습니다. 유능하고 성실한 사무처 구성원들, 실력과 열정이 가득한 헌법연구관, 헌법연구원과 책임연구관님들, 그리고 지혜롭고 혜안을 가지신 9분의 재판관님들이 계십니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밝은 미래를 담보할 자산입니다.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헌법에 근거하여 헌법재판을 청구하고 헌법재판소가 있어 든든하다는 평가를 계속 받게 되길 바랍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 헌법재판을 통하여 꽃피워지고, 헌법이 천명한 민주공화국이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헌법재판에서 탄탄하게 지켜지길 소망합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 이념 대립과 여러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조정하여 통합하는 역할도 계속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하늘공원에서 바라보았던 사계절의 정경과 백송도 오랫동안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했던 정겨운 추억과 소중한 인연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소임을 무사히 마치고 영광스럽게 퇴임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헌법재판소 가족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헌법재판소의 무궁한 발전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