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값 폭로하겠다" 대기업 협박하다 철창행
"떡값 폭로하겠다" 대기업 협박하다 철창행
  • 기사출고 2008.05.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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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힌트를 얻어 공무원 떡값 제공 의혹을 폭로하겠다며 회사를 협박한 대기업 계열사 과장이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대기업 계열사인 H사 과장 장모(38)씨는 2005년 다른 직원의 이메일을 통해 이 회사 재무파트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문서 하나를 입수했다.

H사에서 관계기관 공무원들에게 '명절 떡값'을 건넨 것으로 기재돼 있던 문건이었다.

2년 후인 지난해 11월 장씨는 문제의 문건을 공개하겠다고 회사측에 겁을 줘 돈을 받아내겠다고 결심했다.

당시는 삼성그룹의 비자금 관리 및 뇌물공여 의혹이 내부자 폭로로 터져 나왔던 시점이었다.

장씨는 명의를 도용한 이메일 계정으로 H사 재무파트 임원인 김모씨에게 "제2의 삼성사태를 만들고 싶지 않으면 월말까지 합의안을 제시하라"는 내용의 협박 메일을 보냈다.

장씨는 H사측의 답신이 오지 않자 회사의 다른 임원들에게도 여러차례 메일을 보내 "언론에 문건 내용을 공개하겠다"면서 10억원을 달라고 요구했고 돈을 입금받을 '대포통장' 계좌번호까지 제시했다.

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게 '떡값 명단'을 건네겠다"고 겁을 주는가 하면 신문기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복사해 H사측에 전송하기도 했다.

장씨는 지난 2월까지 H사 임원 5명에게 21차례에 걸쳐 협박성 이메일을 보냈지만 회사측의 신고를 받은 수사당국은 지난달 장씨를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주현 부장검사)는 1일 장씨를 공갈미수와 사전지기록위작 및 행사 등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안 희 [prayerahn@yna.co.kr] 2008/05/01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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