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변호사 국내서 인터넷으로 딴다
미국변호사 국내서 인터넷으로 딴다
  • 기사출고 2008.05.05 09: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금만 대표, 국내 최초 사이버 로스쿨 개설"J.D.과정 마치면, 미 변호사시험 응시 가능"
최근 로스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온라인으로 미국 변호사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소재한 엠디 커크 로스쿨(MD KIRK School of Law)이 한국에 사이버 대학원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정규 J.D.(Juris Doctor) 4년 과정을 마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국내 최초로 미국 온라인 로스쿨을 개설한 ㈜사이버MBA 강금만 대표이사를 서울 남대문 대우재단빌딩 사무실에서 만났다.

'캘리포니아 Bar' 로스쿨 학위 받아

"교육과정은 미국변호사 시험 준비 학원인 바브리(Bar/Bri) 프로그램에 바탕을 뒀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인가를 받아 캘리포니아 변호사협회(California Bar)에 등록된 엠디 커크 로스쿨의 학위를 받습니다."

◇강금만 대표가 연 사이버 로스...
호리호리한 체구, 그러나 온화한 눈매의 강금만 대표는 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기자에게 사이버 로스쿨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교육부가 인정한 국내 25개 로스쿨처럼 미국 당국이 공인하는 로스쿨 과정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미국 변호사자격을 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혹시 사이비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아직 대학 문호가 개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미국 로스쿨 과정이 국내에서 인가받을 수 있느냐는 것.



강 대표는 "미국 명문 로스쿨 출신의 교수진으로 구성됐으며, 커리큘럼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추천하는 명품강좌"라고 강조했다. 사이버 MBA는 엠디 커크 로스쿨의 온라인 운영서비스를 위탁받아 대행하고 있다. 모든 커리큘럼은 현지의 엠디 커크의 과정에 따른다.

4월 12일 입학식 갖고 수업 시작

그는 "오는 4월 12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온라인을 통해 수업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한 학기당 수강 학생은 50명. 4월 2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고 있다. 이들은 4년 동안 19개 과목을 수강해 96학점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으며, 1학년 과정을 마치면 미국 캘리포니아 바 예비시험(Baby Bar)을 치를 수 있다. 이 예비시험은 이 주에서 주관하는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그야 말로 예비고사다. 물론 이어 3년을 더 이수해 J.D.를 따야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사이버 로스쿨의 경우 정규 로스쿨 보다 과정이 1년이 더 길어 4년 과정이다. 바로 예비시험 때문이다.

그런데 왜 개강이 4월과 10월일까. 한국의 교육기관은 3월과 9월을 전후해 개강한다. 미국도 8~9월에 한 학년이 시작된다. 그는 "미국 예비시험이 6월과 10월에 있어 여기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학제는 1년에 48주 이상 수업하면 되기 때문이다.

"4~6월 3개월간 시험 공부하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예비시험에서 3번 연속해 떨어지면 더 이상 응시자격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수업방법과 관련, 강 대표는 "정규과정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특강과 시험준비반은 오프라인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현재 사이버 로스쿨에서 확보한 교수는 KAIST의 김철호 교수를 비롯해 모두 6명.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인이다. 따라서 교재는 영어이지만, 한국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한국인이 수업하기에 용이하다.

◇국내 최초로 사이버 로스쿨을 개설한 강금만 대표가 서울 남대문의 사무실 앞에서 로스쿨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 대표는 "한 학기는 교수 6명으로 충분하며, 다음 학기부터 개설과목수가 늘어남에 따라 점차 교수를 충원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방학 동안 현지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될 특강은 외국 교수들의 영어 강좌로 진행할 예정이다. 교재도 영어 원서로 진행돼 시험 대비용으로 독해와 작문에 비중을 두었다. 또한 입학 이후부터 미국변호사시험 응시까지 철저한 학사관리 지원을 통해 변호사 자격증 취득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프라인 특강은 美 현지서 진행

학비도 입학을 원하는 지원자들의 관심사항. 1학기당 500만원이다. 적지 않은 돈이나 수 천만원을 들여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는 게 그의 논리다.

사이버로스쿨은 일반 대학과 똑같이 장학금도 수여할 예정이다. 성적우수자 1명에게는 전액 장학금을, 상위 10%에 드는 학생들에게는 학비의 20%를 감면해 줄 방침이다.

강 대표는 "특별 혜택으로 1기 입학생들에게는 입학금 50만원을 전액 감면해주고, 바브리 과정 등록비용의 40%도 할인해 줄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엠디 커크 로스쿨의 사이버 과정을 한국에 유치하는 공로를 김철호 교수에게 돌렸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이후 킨델 & 앤더슨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했고, 서울대 국제대학원과 경영대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과 제휴해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법학석사학위(LL.M.) 과정 디렉터(Director)를 맡고 있다.

강 대표는 그러나 "사이버 로스쿨은 KAIST 과정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미국 엠디 커크 로스쿨의 설립자이기도 한 김 교수는 지난해 상반기 강 대표에게 사이버 로스쿨 설립을 제안했다. 최근 로스쿨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고, 온라인 인프라가 발달해 사이버 교육에 젼혀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엠디 커크로서도 해외 과정 설치는 한국이 처음이다.

전경련회관 입학설명회 성황

◇3월 13일 서울 여의도의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로스쿨 설명회. 직장인 등이 많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비가 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13일 저녁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입학설명회가 예상 외로 성황을 이루자 가능성을 느꼈다고 강 대표는 술회했다.

설명회가 끝나고도 많은 참석자들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상담을 했단다. 사이버 로스쿨에선 법대 또는 비법대 3학년 이상 수료자, 전문직 종사자와 관련 분야 종사자, 미국변호사시험에 관심 있는 일반인 등을 주된 입학 대상으로 꼽고 있다. 강 대표는 "국내변호사를 비롯해 대기업 법무팀 직원, 공인회계사와 변리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연령대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외국계 기업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했다. 인사와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졌으며, 여기에 온라인 교육을 접목했다. 지난 2000년부터 아주대학교와 공동으로 사이버 MBA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어 2002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공동으로 사이버 행정대학원 과정을 시작했다. 사이버 로스쿨은 그가 설립한 3번째 사이버 전문대학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MBA는 기업교육 기관평가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우수하다.

그는 "사이버 J.D.과정이 폭넓은 법학 지식과 소송업무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사이버 J.D.프로그램이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권영일 기자(young@legaltimes.co.kr)

Copyrightⓒ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