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파트너가 로펌을 떠나는 이유는?
경력파트너가 로펌을 떠나는 이유는?
  • 기사출고 2023.08.02 08: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펌 운영 · 전략의 자신감 결여'가 1순위

한국 로펌이나 미국 로펌이나 경력변호사의 채용, 이동이 로펌 인력 운용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 리쿠르팅 회사인 Major, Lindsey & Africa(MLA)와 톰슨로이터 연구소인 Thomson Reuters Institute가 최근 '2023 Lateral Partner Satisfaction Survey' 즉, 2023년 경력파트너 이동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MLA는 27년 전인 1996년 처음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주기적으로 같은 내용의 조사를 실시해오고 있으며, 직전 조사는 2020년에 있었다.

MLA에 따르면, 경력파트너의 영입은 대부분의 대형 로펌에서 주요한 성장전략으로 남아 있으며, 경력파트너들이 종전 로펌을 떠나 현재의 로펌에 이끌린 핵심 이유로서의 두 개의 요인 즉, 로펌이 얼마나 그들의 실무를 지원하고 증진시키려고 돕는가(how well the firm supports and helps elevate their practice)와 문화(culture)가 경력파트너들이 얼마나 로펌 이동에 만족하고 오랫동안 옮긴 로펌을 자신의 홈으로 만들려고 하는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3년 조사는 Thomson Reuters Institute가 미국의 200대 로펌을 포함하여 미국내 로펌의 파트너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실시했으며, 설문조사에 초청된 7만 4천명 이상의 파트너 중 1,953명(응답률 2.6%)이 회신을 보내왔다. 응답자 중 1,315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이며, 638명은 한 번도 로펌을 옮기지 않은 파트너들이다.

86%가 로펌 이동에 만족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펌을 옮긴 경력 파트너들의 86%가 로펌 이동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높은 만족도로, 응답자의 55.4%는 현재의 로펌에 '매우 만족한다(very satisfied)', 30.4%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somewhat satisfied)'고 응답했다.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not very satisfied)'는 응답은 10.0%,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not at all satisfied)'는 응답은 4.2% 즉,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여성 파트너의 만족도는 83%로, 남성 파트너의 87%보다 로펌 이동에 덜 만족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난해 로펌을 옮긴 여성 파트너는 88%가, 남성 파트너는 94%가 로펌 이동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로펌을 옮긴 경력파트너의 83%가 다시 로펌을 옮기더라도 현재의 로펌으로 옮길 거라고 응답해 현재의 직장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14%는 다른 로펌으로 옮길 거라고 대답했으며, 3%는 옮기기 전의 로펌에 머물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사때마다 반복해서 나온 결과인데, 로펌을 옮긴 경력파트너를 효과적으로 새로운 로펌에 통합시키는 것이 그들의 만족도를 가늠하는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로펌 운영과 전략에서의 자신감 결여(Lack of confidence in firm management or strategy)'가 2020년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파트너들이 로펌을 떠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4%가 그렇게 대답했다. 이어 '보상(Compensation)'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39%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Lack of support to build practice'(38%), 'Did not like the firm's culture'(29%), 'Firm's financial health'(20%), 'Lack of leadership opportunities'(15%)의 순서였다.

◇경력파트너가 기존의 로펌을 떠나는 이유
◇경력파트너가 기존의 로펌을 떠나는 이유

MLA에 따르면, 로펌을 떠나는 요인 중 보상이 차지하는 비중(39%)이 2014년의 33%, 2020년의 31%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 높게 나타났다. 기존의 로펌을 떠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니지만, 변호사들이 보상을 로펌 선택에 있어서 더욱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 로펌을 떠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조사된 '로펌 운영과 전략에서의 자신감 결여'는 40세 이하의 상대적으로 젊은 경력파트너들에게 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경력파트너의 44%보다 더 높은 56%의 젊은 파트너가 이 요인을 로펌을 떠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요인의 강력함은 파트너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감소하고 있다.

여성 파트너들이 남성 파트너들보다 문화나 리더로 승진할 기회의 결여에 대해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이슈 등에 대한 여러 대우를 고려하면 놀랄 일은 아니다.

현재의 로펌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요인에 대한 조사 결과도 비슷하게 나왔다. 1,202명의 응답자 중 '로펌이 파트너들의 실무를 지원할 능력(The firm's perceived ability to support their practice and help take it to the next level)'이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으며,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요인은 '로펌이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How well-managed the firm appeared to be)'와 '로펌의 문화와 명성(Their perception of the firm's culture and reputation)'으로 나타났다. 로펌의 운영과 문화, 명성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보상은 6번째 이유

반면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파트너들은 새로운 로펌을 선택하는 데 있어 기대되는 보상 수준이나 보상 구조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9개의 지문 중 '기대되는 보상 수준(Anticipated compensation)'은 6번째, '보상 구조(Compensation structure)'는 7번째 요인으로 나타났다. MLA는 이는 1996년, 2006년, 2014년 조사에서의 5~6번째 응답 결과와 비슷한 결과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경력파트너가 새 로펌을 선택하는 이유
◇경력파트너가 새 로펌을 선택하는 이유

MLA는 또 이전 조사때와 마찬가지로 로펌의 문화가 로펌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문화는 경력파트너들이 종전 로펌을 떠나 새로운 로펌에 매력을 느끼는 핵심 이유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그들이 이전에 만났거나 알았던 파트너들의 성격과 스타일(The personality or style of partners they met or knew previously)'이 '로펌의 재정 건강도(The firm's financial health)'와 함께 로펌 선택의 공동 4위 요인으로 집계되었는데, 이 또한 문화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결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로펌을 선택하는 이유로 제시된 9개의 지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가정에서의 근무와 사무실 출근에 관한 로펌의 정책(The firm's policy on remote work/office attendance)'으로 나타났다. 8위는 그 로펌의 국제적 또는 전국적인 사무소 현황이었다.

로펌을 옮기면서 보상을 보장받는 'compensation guarantees'는 기간은 제한적이지만 여전히 단골로 들어가는 옵션으로 나타났다. 경력파트너의 23%가 그해의 남은 기간 보상을 보장받았다고 응답했으며, 43%는 그해의 나머지와 이듬해까지 보상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그해의 나머지에 이어 이후 2년간 보상을 보장받은 파트너는 9%에 불과했고, 2년보다 더 오래 보상을 보장받은 파트너는 2%에 그쳤다. MLA는 보상을 보장받은 파트너가 모두 78%로, 2020년 조사 때보다 좀 더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22%는 아무런 보상 보장 없이 새 로펌에 합류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