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육군대위 심신장애 전역명령, 배우자에 핸드폰으로 전달 무효"
[행정] "육군대위 심신장애 전역명령, 배우자에 핸드폰으로 전달 무효"
  • 기사출고 2021.01.06 17: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행법] "문서로 했어야…하자 중대 · 명백"

신경교종으로 확진된 육군대위가 심신장애에 따른 전역에 동의했더라도 배우자에게 핸드폰으로 전달한 전역명령 처분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단기복무 장교로 2015년 4월 임관한 A씨는 2017년 7월 신경교종으로 확진되어 국군수도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하고, 같은해 9월 전 · 공상 심사에서 '공상 의결' 결정을 받았다. A씨는 공상 의결 후 심신장애에 따른 전역에 동의했으나, 전역예정일을 약 3개월 앞둔 2018년 1월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다. 국방부장관은 2018년 1월 26일 '심신장애자'임을 이유로 A씨에게 '2018. 2. 28.부로 전역한다'는 전역명령을 내렸고, 국방부 의무조사담당자는 나흘 후인 1월 30일 오전 10시쯤 A씨의 배우자에게 핸드폰으로 전역명령 처분의 내용을 안내했다. 이후 A씨가 같은 해 3월 11일 사망하자, 국방부 영현관리심사 담당자는 "A씨가 현역이 아닌 심신장애로 전역한 이후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순직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A씨의 배우자에게 통보하였고, 군인연금과 담당자는 '질병과 군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무상 상병 불인정 결정을 통보했다. 이에 A씨의 배우자가 전역명령 처분은 무효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소송(2019구합85065)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11월 19일 "A씨에 대한 전역명령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문서로 통지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 · 명백하여 무효"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역명령 처분 무렵인 2018. 1.경 A는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고, 피고가 A 또는 원고(A의 배우자)에게 전역명령 처분을 문서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지적하고, "전역명령 처분은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고, 이를 위반하여 행하여진 행정청의 처분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밝혔다.

국방부장관은 "가사 행정절차법이 적용되더라도 제반 사정에 비추어 A나 원고가 전역명령 처분의 사유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으므로 실질적으로 무효에 이를 정도의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무효인 행정행위의 치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전역명령 처분을 A에게 문서로 통지하지 않아 무효인 이상, 처분 이후에 원고에게 내용을 알려준 사정 등에 의하여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할 수 없고,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졌다는 2018. 1. 30.자 통지 또한 문서에 의한 통지가 아닐뿐더러, 전역명령 처분을 한 주체도 아닌 의무조사담당자가 유선으로 내용을 알려주었다는 정도에 불과하여 적법한 효력을 갖는 통지라고도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행정절차법 24조 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전자문서로 하는 경우에는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말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처분에 관한 문서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