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음주 뺑소니에 동생 이름까지 도용…초등 교사 법정구속
[형사] 음주 뺑소니에 동생 이름까지 도용…초등 교사 법정구속
  • 기사출고 2018.01.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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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자기중심적이고 무책임"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친동생 행세를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성은 판사는 12월 21일 특가법상 도주치상과 음주측정 거부, 사서명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 교사 김 모(3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17고단5653)

김씨는 2017년 5월 13일 오전 1시 30분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서울 관악구의 낙성대역에서 사당역 방향으로 BMW 320i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로 변경을 하다가 앞에서 진행 중인 A(55)씨가 운전하는 토스카 승용차의 뒷범퍼 부분을 들이받았다.

김씨가 A씨의 차량을 들이받고도 차에서 내리지 않아 A씨가 김씨에게 다가가 항의하자 김씨는 차에서 내린 뒤 도망쳤고 이에 A씨가 김씨의 혁대를 잡자 양손으로 A씨의 오른손을 꺽어 A씨에게 엄지손가락 뼈가 골절되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김씨는 같은날 오전 3시 40분쯤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 관악경찰서에서 경찰로부터 술 냄새가 나고 얼굴에 홍조를 띠는 등 음주운전이 의심되니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약 20분간 3회에 걸쳐 요구받았으나 응하지 않았다. 김씨는 또 약 11시간이 지난 오후 2시 21분쯤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마치 자신의 동생인 것처럼 인적사항을 고지한 다음 피의자신문조서 말미 피의자란에 동생 이름으로 서명하고 무인(拇印)하여 제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판사는 "가족들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범행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다면서도, 정작 가족의 한 사람인 동생의 이름을 도용하여 본인이 저지른 범행의 행위자로 만들어 버린 점 등 범행 전반에 걸쳐 피고인이 보인 일련의 행동들은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무책임하며 진실하지 못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아 개전의 정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이 판사는 특히 "사서명위조 및 동행사의 죄는 정직함과 책임감을 가진 상태에서는 저지를 수 없는 범죄로, 교원으로서의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인 정직함과 책임감을 갖추지 못한 교원은 그의 제자들에게 정직함과 책임감을 가르칠 방법이 없고, 삶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스승이 될 수 없다"며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순간 피고인은 제자들의 스승이 되는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판사에 따르면, 김씨는 당초 합의금으로 100만원을 제시했다가 A씨가 어이없다면서 1000만원이 아니면 합의할 수 없다고 하자 할 수 없이 A씨와 1000만원에 합의했으나, 합의 직후 A씨와 상의 없이 기존의 A씨 진술과 다른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A씨 명의로 작성한 뒤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피해자의 진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개하려 한 것이다.

이은재 기자(eunjae@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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