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없음' 결정하면서 "항고하면 무고로 인지하겠다"
'혐의없음' 결정하면서 "항고하면 무고로 인지하겠다"
  • 기사출고 2017.01.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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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2016년 검사평가 결과 발표"수사상황 전반적으로 상당히 개선"
대한변협이 2015년에 시작한 검사평가가 변호사들의 호응 속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1월 24일 2016년 평가결과를 발표한 변협에 따르면, 이번에 평가에 참여한 변호사는 모두 2178명으로 처음 실시한 지난해 참여인원 601명의 3.6배로 증가했다. 전국 변호사 1만 8850명의 11.55%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평가건수도 지난해 1675건의 약 3배에 이르는 4984건이 접수됐다.

변협은 평가결과를 분석, "검찰의 수사상황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변협은 "2015년 검사평가에서 검사가 책을 책상에 내려치거나 연필을 책상에 던지는 등 강압수사가 많았던 반면, 2016년 검사평가에서는 이런 강압수사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지적하고, "검사평가가 일선 검찰청의 검사실에 파고들어 검찰수사의 폐쇄성과 밀행성을 타파하고 피의자의 인권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한 번도 조사하지 않고 경찰 의견대로 사건을 처리하거나, 법리오해를 지적하는 등 수사지연과 검사의 불성실한 태도, 검사의 직무 무능력을 지적하는 평가도 많아졌다. 또 참고인의 주소지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검사와 수사관이 참고인의 차량에 동승하거나, 여성 고소인에게 "이렇게 고생하는데 케이크라도 갖고 와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자백하세요, 당신의 눈이 흔들려요, 당신은 범인이 맞아요"라고 하는 등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수사도 많았다. 한 검사는 '혐의없음' 결정을 하면서 항고하면 무고로 인지하겠다고 했고,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16시간 조사하고도 단 몇 장의 조서를 작성한 경우도 있었다.

이번 검사평가는 ▲윤리성 및 청렴성 ▲인권의식 및 적법절차의 준수 ▲공정성 및 정치적 중립성 ▲직무성실성 및 신속성 ▲직무능력성 및 검찰권 행사의 설득력 ▲친절성 및 절차진행의 융통성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변호사 5명 이상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수사검사 167명의 평균점수는 74.7점. 공판검사 132명의 평균점수는 80.2점이었다. 수사검사 중에선 100점 만점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의 김덕곤 검사는 5명의 수사 참여 변호사로부터 모두 100점을 평가받았다.

변협은 김 검사와 함께 박현주(부산지방검찰청), 우승배(부산고등검찰청), 이준동(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진용(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김은정(서울남부지방검찰청), 김창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박경화(인천지방검찰청), 박성현(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황재동 검사(광주지방검찰청) 등 10명을 우수검사로 선정했다.

또 수사와 공판 부문에서 각각 10명씩 하위검사 20명을 선정해 서울중앙지검 7명 등 소속 청을 공개했다.

이번에 변호사들이 평가내용을 기재한 검사는 수사 검사 1066명, 공판 검사 571명 등 모두 1303명에 이른다.

변협은 "검사평가 하위검사는 공익의 대변자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고, 피의자에 대한 인권침해 소지가 많고 변호인의 조력권과 신문참여권을 보장하지 않는 등 검사로서 부적격자로 판단된다"며 "수사에서 배제하도록 인사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우수 · 하위검사 실명이 기재된 2016년도 검사평가결과 개요를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고, '2016년 검사평가 사례집'도 발간하기로 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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