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일 전 차장 심리적 부담 이기지 못해 자살"
"이수일 전 차장 심리적 부담 이기지 못해 자살"
  • 기사출고 2005.12.05 15: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검 결론, "원장님 앞에서 증언할 바엔 차라리 죽는게 낫다"
이수일 전 국가정보원 차장의 자살과 관련, 진상조사를 벌여 온 대검찰청 진상규명조사단(단장 권재진 검사장)은 2일 "이 전 차장이 국정원 및 전 국정원장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한 것에 대한 자책과, 앞으로의 재판과정에서 전 원장의 면전에서 증언하게 될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그 외 다른 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의 무리한 수사나 인권침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로 이 전 차장이 지난 11월11일 중앙지검에서 김은성 전 차장을 만났을 때 김 전 차장이 힘들어 하는 고인에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원장님 앞에서 증언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그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한 점을 들었다.

검찰은 또 "11월15일 전 원장들이 구속되자 자신은 불구속되어 있는데 대한 괴로움과 앞으로의 재판과정에서 겪게 될 부담감이 고인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차장이 11월19일 가장 절친한 친구와 마지막 여행을 하며 '정도를 걸으며 살려고 노력했는데 100퍼센트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는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대 총장으로 재직중이던 이수일 전 차장은 20일 저녁 총장 관사로 쓰이고 있는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