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사태로 번지는 BMW 화재사태
소송사태로 번지는 BMW 화재사태
  • 기사출고 2018.09.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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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 변호사들 'BMW 특수' 기대
BMW 자문 김앤장과 대리전 예고
 

8월 현재 42대의 BMW 차량에서 불에 났다. 그러나 BMW 차주 등이 BMW 측을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소송은 이 숫자를 훨씬 넘어 수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2000명에 육박하는 BMW 차주와 리스 이용자 등이 화재 또는 화재 위험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며 손배소를 제기한 가운데 소송 참여를 희망하는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리콜 대상만 10만대 넘어

지금까지 파악된 리콜 대상 BMW 차량은 42개 차종 10만 6317대. 변호사들은 여기에다 리콜 대상이 아닌 일반 차량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해온의 구본승 변호사가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한국소비자협회는 8월 31일 1228명의 BMW 차량 피해자를 모아 BMW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참가하는 1명당 청구금액은 1500만원. 소송참여 비용은 10만원이다.

구 변호사는 "리콜 대상 차량 소유자는 실질적으로 운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로 인한 렌트카 비용, 정신적 피해배상 등으로 손해배상액을 구성했다"고 설명하고, "기술지원단에서 화재원인을 명백하게 밝혔고, BMW측에서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한 만큼 승소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 "손해배상 청구금액이 150억원을 넘는 만큼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BMW측의 자산에 가압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BMW 한국본사 건물, BMW 물류센터 등에 대한 소유권을 현재 확인 중이며 확인되는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협회에선 소송참여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9월 1일부터 2차 소송 참여단 모집을 시작한다.

회원 1만명 돌파 카페도

차주 등 피해자들의 민 · 형사 소송이 이어지며 변호사들에겐 BMW 사태가 일종의 'BMW 특수'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이미 10개가 넘는 'BMW 집단소송 카페'가 개설되어 당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회원이 1만명을 돌파한 카페도 있다. 무엇보다도 BMW 관련 소송은 피해액이 크고 승소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변호사들이 경쟁적으로 소송에 뛰어들고 있다.

구본승 변호사는 "BMW에서 차량을 잘못 만들었는데다 원인도 제대로 분석해 알리지 않아 BMW를 운행하는 차주 등이 적절한 대응을 못하게 했다"며 "소비자들이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고 있고, 운행하더라도 언제 불이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7월 24일 가장 먼저 카페를 만들어 사흘만인 7월 27일 불이 난 BMW 차량의 차주를 대리해 소송을 제기했던 성승환 변호사는 "BMW 중고차 값이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며 8월 29일 리콜 대상 차량의 차주 326명을 모아 1인당 2000만원씩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말했다. 성 변호사는 이에 앞서 520d 2대와 GT 1대 등 불이 난 BMW 디젤 차량의 차주 3명과 불이 나기 직전까지 갔던 화재 전조차량의 차주 8명을 대리해 화재차량은 1인당 2억원, 화재 전조차량은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도 냈다.

현대자동차 법무실장 겸 상임법률고문을 역임한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도 BMW 집단소송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다. 하 변호사는 불이 난 차량, 불이 나지 않은 차량, 리콜 대상이 아닌 신형 차량의 차주 등으로 나눠 여러 차례에 걸쳐 140명이 넘는 당사자를 대리해 민사 손배소를 제기했으며, BMW 본사의 크루거 회장과 BMW코리아의 김효준 대표 등 BMW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고소도 대리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이미 많은 부분이 밝혀진 만큼 신속하게 1심 손해배상 판결을 받도록 하겠다"며 빠른 승소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외에도 많은 변호사들이 BMW 차주 등을 대리해 소송을 내고 있어 한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BMW 차량만큼이나 많은 소송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BMW 화재사태가 BMW 소송사태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BMW측에선 한국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되어 소송전은 김앤장과의 대리전이 될 전망이다. 민사 손배소와 형사 고소에 대한 방어는 물론 운행중지에 이어 판매중지까지 언급되는 등 다방면의 대응이 요구되는 BMW측에서 김앤장에 법적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앤장은 2015년 가을에 터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건 때도 아우디폭스바겐의 법률자문사로 활약한 적이 있어 자동차회사의 차량 결함에 대한 법적 대응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 조사 무혐의 받아

김앤장은 BMW가 인하된 개별소비세율이 적용된 차량을 판매하면서도 마치 개별소비세 인상분을 지원하여 BMW의 부담으로 특별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사실과 다른 광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관련해서도 BMW를 대리해 2017년 1월 거짓 · 과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무혐의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