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사건의뢰도 모바일 시대
법률상담, 사건의뢰도 모바일 시대
  • 기사출고 2016.03.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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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비스 플래폼 출시 잇따라헬프미, 로톡, 로켓닷컴 인기
송사 등에 휘말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 어디서 어떻게 나에게 맞는 변호사를 찾을 수 있을까. 변호사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적절한 변호사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인터넷, 모바일 기술의 발달이 이런 고민을 해소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는 법률 관련 앱이 유저들의 인기 속에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 모바일로 제공되는 법률서비스 플랫폼에선 변호사 찾기, 상담사례 조회, 법률상담에 이어 변호사 선임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의뢰인, 변호사들을 모바일 공간으로 초대하고 있다. 유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법률서비스 플랫폼 3개를 소개한다.

영화표 예약하듯…'헬프미' 돌풍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국인 A씨는 한국에 있는 주소지로 법원의 지급명령서 한 통을 받았다. 11년 전 감사로 재직했던 법인의 부채에 대해 본인과 그 당시 대표이사를 상대로 12억여원에 대한 채권추심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지만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한 A씨는 법률앱 헬프미(www.help-me.kr)에 접속해 곧바로 박효연 변호사와의 상담을 예약한 후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법률상담 앱 헬프미의 스크린 샷. 대형 로펌 출신 등 중견변호사 10명이 내실있는 상담을 지향하는 게 특징이다.


박 변호사와의 대면상담을 통해 들은 결론은 "갚지 않아도 될 부채이며, 채권자인 금융기관에서 법원 문서 제출의 형식 때문에 법인등기에 남아 있는 감사의 이름을 넣어 보낸 것이니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

A씨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갔다며 헬프미에 같은 내용의 이용후기를 올렸다.

베이징에서도 예약 신청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헬프미는 중견변호사 10명이 똘똘 뭉쳐 내실있는 상담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 3명의 변호사로 시작, 지금은 참여 변호사가 10명으로 증가했으나, 변호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상담수요가 늘면 함께 할 변호사를 초대하는 형식으로 상담변호사를 보강하고 있다.

헬프미를 출범시킨 3명의 주인공은 사법연수원 39기 동기인 이상민, 박효연 변호사와 현대건설 사내변호사 출신의 남기룡 변호사. 이상민, 박효연 변호사는 헬프미 합류 전 법무법인 태평양과 율촌에서 각각 5년간 경험을 쌓은 대형 로펌 출신으로, 지난해 6월 소속 로펌을 나와 헬프미 전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수원 36기의 이상옥 변호사와 41기인 임지운 변호사를 제외한 8명의 변호사가 모두 연수원 39기로, 39기 변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헬프미를 발전시키고 있으나, 이상민 변호사는 초기에 연수원 동기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 특정기수로 상담변호사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박효연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의 변호사는 자신의 법률사무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헬프미에서의 상담 등을 병행하고 있다.

대면상담 많이 선호

헬프미는 영화표 예약하듯 유저들로부터 예약을 받아 상담을 진행한다. 헬프미에 접속해 날짜별로 상담이 가능한 변호사와 시간을 선택, 직접 예약한 후 상담료를 계좌입금하면 변호사와의 상담예약이 확정된다. 상담료는 대면 및 전화 · 카톡 상담 60분에 12만원. 헬프미 관계자는 유저들이 대면상담을 많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헬프미는 고민하는 문제를 A4 용지 2장 한도로 정리해 상담을 받기전 미리 상담변호사에게 보내라고 안내해 실제 상담에서의 시간절약 및 효율적인 상담을 도모하고 있다.

다른 많은 무료상담 사이트와 달리 헬프미는 철저하게 유료상담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민 변호사는 "사건수임을 겨냥해 무료상담을 제공하는 데가 여러 곳 있지만 그럴 경우 수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은 사건은 성의 없이 상담을 하는 등 부작용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헬프미는 유료의 질 높은 상담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유료 운영…양질의 상담으로 승부

물론 헬프미가 상담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나홀로 소송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소장이나 답변서 등의 법률서류 작성을 도와주고, 의뢰인이 원하면 직접 사건을 맡아 소송대리인 또는 변호인이 되어 문제 해결에 나선다. 소장이나 의견서, 답변서, 진술서, 탄원서 등의 법률서류 작성 또는 검토 서비스도 유료. 법률서류 작성에 들어간 시간이 2시간 이내이면 44만원, 이후 2시간 초과마다 16만 5000원의 요금이 추가된다.

헬프미 상담을 통해 사건수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달에 상담만 20건 이상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는 이상민 변호사는 "상담을 통해 한 달에 4건 정도가 사건수임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수입도 태평양에 있을 때보다 괜찮다"고 말했다.

6개 분야로 나눠 상담 제공

헬프미는 ▲가족 문제 ▲형사 문제 ▲부동산 문제 ▲세금, 행정 문제 ▲금전, 기업 문제 ▲손해배상문제 등 크게 6개 전문분야로 나눠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상담 내용 중엔 스타트업 회사의 주주간 계약이나 경업금지계약서 검토 등 전문적인 내용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앞으로의 관건은 상담수요의 증가에 따른 양질의 상담변호사 확보. 무엇보다도 실력 있는 변호사로부터 신속하게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헬프미 관계자는 이에 대해 "헬프미의 성공적인 출발을 지켜 본 많은 변호사들이 헬프미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질 높은 상담을 성실하게 수행할 변호사를 찾아 참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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