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가 앞장서면 법치는 발전한다
법률가가 앞장서면 법치는 발전한다
  • 기사출고 2008.08.3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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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하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한국법률가대회가 열린다. 무더위가 한풀 꺽이고, 가을을 기다리는 문턱에 법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법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려 왔다.

◇김진원 기자
건국 60년을 기념하는 올 대회는 제법 신선한 공기가 느껴지는 8월25~26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을 빌려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인원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다. 한국법학원,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한변협, 한국법학교수회가 공동주최한 한국 법률가들의 한바탕 잔치로 이어졌다.

'선진국 조건으로서 법치주의'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대회의 화두는 단연 법치주의였다. 예년의 대회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내세웠지만, 건국 60주년을 맞는 올해는 특히 이 주제가 남다른 관심을 끌었다.

이틀간의 대회를 통해 얻은 결론은 "법치없이 선진화를 이룰 수 없다"는 명제로 귀결된다. 대회에 참석한 여러 사람이 나서서 한 목소리로 이를 강조했다.

선진화를 국가 발전목표 중 하나로 내걸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도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여야 할 시기에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를 내걸었다"고 평가했다. "법치의 튼튼한 뒷받침없이 선진화를 이룰 수 없다"고 법률가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대회장인 이재후 한국법학원장은 "법이 지배하는 사회는 예측가능한 사회, 투명한 사회, 신뢰하는 사회"라고, 법치의 구체적인 사회상을 제시했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기조연설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법과 질서의 회복"이라며, "법을 바로 세우고 양심을 되살리자"고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또 무엇보다도 법률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 점에서 이번 대회가 더욱 돋보였다는 게 현장을 다녀 온 기자의 생각이다.

변호사들은 매년 변호사대회를 열어 법의 지배를 강조해 오고 있다. 그러나 법률가대회로 범위를 넓혀 열린 이번 대회는 법치주의라는 같은 주제를 내걸었지만, 대회 전체의 분위기도, 참석자들의 의지도 달라 보였다.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재야 법조계의 관심 중 하나는 변호사와 법률회사들의 공익활동 움직임이다. 특히 조직과 예산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로펌들이 체계적으로 공익활동을 강화하고 있어 고무적인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문한 대로 변호사들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

법률가대회에 초대받은 문정희 시인이 노래했다.

"법률가는 억울하고 슬픈 일 없는 건강한 세상을 향해/정의의 심지에다 끝없이 불을 당기는 사람이니…오로지 정의가 아니면 울리지 않는/빛나는 소명의 악기가 되어라/시대와 만인 앞에/부디 만년설의 혼으로 일어서라"

법률가가 앞장서면 법치는 발전한다.

본지 편집국장(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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