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L은 로펌의 생산성 지표
RPL은 로펌의 생산성 지표
  • 기사출고 2024.02.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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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타임즈가 처음으로 시도한 한국 10대 로펌의 '2023년 변호사 1인당 매출(RPL)' 기사에 독자들의 폭발적인 조회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1위 김앤장은 말할 것도 없고, 법무법인 태평양, 율촌, 광장, 화우, 세종 등 주요 로펌들이 순서대로 6억원이 넘는 RPL(Revenue per Lawyer)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변호사 1인당 6억원을 벌었다는 RPL 6억원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2023년 매출 기준 한국 로펌 '톱 10'
◇2023년 매출 기준 한국 로펌 '톱 10'

로펌은 변호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최일선의 생산단위로 RPL은 곧 그 로펌의 생산성을 나타낸다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RPL이 높을수록 생산성이 높은 일류 로펌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로펌은 또 파트너(partner)와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의 이중구조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다. 어소 변호사와 스태프들의 급여, 사무실 임대료 등 비용을 뺀 나머지를 지분파트너들이 수익으로 배당받는 구조다. 예컨대 파트너 1명에 어소 변호사 2명의 비율(파트너 대 어소 변호사 비율 2대1은 로펌의 가장 효율적인 인적 구성으로 알려져 있다)로 구성된 법무법인에서 1년간 변호사 1인당 6억원을 벌었다고 하면, 파트너 1명을 포함한 3명의 변호사가 년간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얘기로, 여기서 어소 변호사와 스태프의 급여, 사무실 임대료 등을 뺀 나머지가 지분파트너의 수익(Profit per Equity Partner, PEP)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RPL이라면 어소변호사의 수가 많을수록, 어소 변호사의 비율이 높을수록 지분파트너의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한국 10대 로펌의 RPL 분석은 로펌별 2023년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을, 법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2023년 12월 말 기준 한국변호사 수로 나눠 계산했다. 해외법인의 매출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로펌에 따라 상당한 규모로 파악되는 외국변호사 수도 계산에 넣지 않았다. 또 대형 로펌일수록 인원이 적지 않은 비변호사 고문, 전문위원 등도 고려하지 않은 한국변호사 1인당 매출이어 로펌의 정확한 생산성 평가엔 한계가 없지 않다.

김앤장은 아메리칸로이어가 추정한 2022년 매출액 1조 3,500억원을 토대로 계산해 2023년 매출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아메리칸로이어는 지난 가을 외국변호사를 포함한 김앤장의 전체 변호사 수를 1,280명으로 파악해 2022년 매출 기준 RPL을 81만 2,000달러(환율 1,300원 기준, 10억 5,560만원)로 계산했다.

한국 10대 로펌의 경우 상당한 액수의 RPL을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준의 영미 로펌들과는 여전히 차이가 적지 않다.

매출 기준 세계 1위 커클랜드앤엘리스(Kirkland & Ellis)는 2022년 3,415명의 변호사가 65억 1,43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190만 8,000달러(한국돈 24억 8,040만원)의 RPL을 기록했으며, 지분파트너 89명을 포함해 전체 변호사가 278명에 불과한 왁텔 립튼(Wachtell, Lipton Rosen & Katz)은 변호사 1인당 매출이 우리돈 46억원이 넘는 3,543,000달러에 이른다. 왁텔 립튼이 RPL 세계 1위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