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2023년, 법률시장에선 분야별로 명암이 엇갈리지만, 주요 로펌의 변호사들은 딜을 추진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국내외 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리걸타임즈가 Corporate and M&A, 금융, 인사노무, 조세, 공정거래, 송무, 국제중재, 국제분쟁, 건설, 부동산, Family Law, 보험, 해상, IP, 게임 · 엔터테인먼트, TMT 등 기업법무의 주요 분야와 리걸테크에서 2023년을 빛낸 '2023 올해의 변호사(Lawyers of the Year)' 19명을 선정, 그들의 활약상과 성공 노하우를 조명한다.
김용희 변호사는 인수금융,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전통적인 금융거래 뿐만 아니라 구조화금융, 해외 채권발행 등 자본시장 거래까지 수행이 가능한 전천후 금융변호사 중 한 명이다. KB증권 법무실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한 경력도 있고, 법무법인 세종 소속으로 우리은행 IB본부에서 파견근무해 금융회사의 실무에도 밝다. 김 변호사가 얼마전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인수금융 자문이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이어진 2023년에도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금융 등 인수금융만 50여건, 대출약정 기준 약 10조원의 거래를 수행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2023년에 유독 대출계약상 기한의 이익 상실(EOD) 선언이 많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만기연장 등 차주의 웨이버 요청도 늘었다고 진단했다.
시장 회복되며 만기연장 성사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원리금을 갚지 못해 2022년 10월 대주단으로부터 EOD 통보를 받은 국내의 한 사모펀드가 인수한 화장품 회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7년 사모펀드가 이 화장품 회사를 인수할 때도 1,600억원의 인수금융 조달에 관여한 김 변호사는 시나리오별로 채권회수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자문하며 대주단과 차주가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했다. 다행히 2023년 들어 국내외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상당한 수준의 실적 개선이 이어졌고, 대주단으로부터 100억원의 추가자금 지원과 함께 만기를 연장받은 이 화장품 회사는 EOD 상태를 해소하고 부활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김 변호사는 "일부 대주가 내부정책상 만기연장에 동의할 수 없어 대출채권을 다른 금융기관에 양도해야 했고, 기존 대주와 새로운 대주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하여 만기연장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올 한해 수행한 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라고 회고했다.
에어퍼스트 지분인수 금융 조달
김 변호사는 거래규모가 2조원이 넘는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금융 외에도 IMM PE가 보유한 에어퍼스트 지분 100% 중 30%의 소수지분을 매각하는 거래에서 대주단을 대리해 인수자인 블랙록에 대한 1조 5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키고, 9,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 거래에 자문했다. 또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인수금융 사례인 글로벌세아그룹의 쌍용건설 인수, SK에코플랜트의 클렌코 인수 등 다양한 유형의 인수금융을 성사시키며 M&A 시장의 자금조달을 책임지는 금융변호사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금융거래는 소송과 달리 누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니까, 상대방과 싸우기보다는 양측 의견의 간극을 좁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 변호사가 17년 넘게 금융변호사로 인기를 끄는 비결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