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퇴사 직원 요청에도 근무 당시 동영상 삭제 안 한 이벤트업체 대표에 손해배상 판결
[손배] 퇴사 직원 요청에도 근무 당시 동영상 삭제 안 한 이벤트업체 대표에 손해배상 판결
  • 기사출고 2023.10.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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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초상권 침해"

A씨는 이벤트업체 대표인 B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 8월부터 위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이벤트 사회자, 댄스 출연자 등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B씨는 A씨가 위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 웹페이지에 게시했다. A씨는 2017년 8월 퇴사한 후 2021년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B씨에게 위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B씨가 이를 삭제하지 않자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송(2022가합207602)을 냈다. B씨는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2023년 3월 27일 무렵 이를 삭제했다.

대구지법 민사12부(재판장 채성호 부장판사)는 10월 5일 초상권 침해를 인정,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고, 피고는 인터넷 웹페이지에 동영상을 게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라며 "따라서 이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침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고통이 수반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39277 판결 등 참조)"고 밝혔다.

이어 "타인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나타나는 사진을 촬영하거나 공표하고자 하는 사람은 피촬영자로부터 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고 사진을 촬영하여야 하고,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사진촬영에 동의하게 된 동기 및 경위, 사진의 공표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당사자의 지식, 경험 및 경제적 지위, 수수된 급부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 사진촬영 당시 당해 공표방법이 예견 가능하였는지 및 그러한 공표방법을 알았더라면 당사자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 다른 내용의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상 허용하였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 이를 공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관하여도 피촬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 경우 피촬영자로부터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이나, 촬영된 사진의 공표가 사진촬영에 관한 동의 당시에 피촬영자가 허용한 범위 내의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촬영자나 공표자에게 있다(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다219116 판결 등 참조)"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는 동영상의 촬영 및 게시에 관하여 원고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명시적 동의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동영상의 촬영 및 게시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의 동기 및 경위, 동영상의 내용과 사용 목적, 광범위한 유포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은 묵시적인 동의는 원고가 직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으로 한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하고, "피고는 원고가 동의한 범위를 넘어 원고를 촬영한 동영상을 사용하거나 원고의 근로계약 해지 이후 삭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게시한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원고가 2017. 8.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해지한 뒤 여러 차례 피고에게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하였음에도 피고는 이를 삭제하지 않았고, 2017. 8.경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2023. 3. 27. 무렵까지 5년 6개월 이상 동영상을 게시했다. 또 피고는 동영상의 촬영 및 게시로 인하여 일정한 홍보 효과를 얻었을 것으로 보이나 원고에게는 그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B씨가 동영상의 게재금지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그 위반행위 종료일까지 매월 1,000만원의 간접강제금을 지급할 것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에 대해선, "피고는 2021. 4. 7. 폐업신고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판결 선고 이후 단기간 내에 동영상의 게재금지의무를 위반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나아가 피고가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별도로 간접강제 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아직까지 피고가 위 의무를 위반할 개연성이 입증되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 피고에게 간접강제를 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법인 대륜이 A씨를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