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 8t 넘는 고철 원통 자르다가 잘린 원통에 머리 끼여 사망…사업주 실형
[산업안전] 8t 넘는 고철 원통 자르다가 잘린 원통에 머리 끼여 사망…사업주 실형
  • 기사출고 2021.11.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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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상식적 수준의 안전조치도 해태"

울산지법 김용희 판사는 11월 11일, 2021년 2월 18일 오후 2시 25분쯤 양산시에 있는 공장에서 길이 7.2미터, 무게 8.8톤의 고철 원통을 자르는 작업을 하다가 잘린 원통에 머리가 끼여 근로자 C(58)씨가 숨진 사고와 관련, 작업을 지시한 고철매매업자 A(57)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0개월을, 동업자인 고철철거업자 B(58)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2021고단1894).

동업 관계의 개인사업주인 A, B씨는, 다른 회사로부터 '원통 철 구조물(로터리킬른 부속물) 절단과 운반 작업'을 발주받고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C씨에게 고철 원통을 자르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고철 원통을 절개하던 중 원통 왼쪽 면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위 원통 왼쪽 면과 다른 원통 철 구조물 사이에 머리가 끼여 숨졌다.

김 판사는 "사업주는 중량물의 취급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  · 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협착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원통 고철 절개 작업을 하면서 위험 방지를 위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고, 협착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소속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은 근로자를 고용하여 무거운 대형 강관을 절개하여 분해하는 위험한 작업을 진행하게 하면서도 근로자들이 잘라낸 강관이 넘어질 우려가 매우 큰 방식으로 작업을 하도록 그대로 방치하였고, 잘라낸 강관이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며 "위험한 작업을 수주하여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충분한 안전 관리 역량을 갖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상식적인 수준의 안전조치도 해태하였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피해자를 고용하기는 하였으나 피해자의 작업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은 점 등도 함께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