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혼유사고 당시 시동 걸어놓았으면 차량 소유자 과실 10%"
[손배] "혼유사고 당시 시동 걸어놓았으면 차량 소유자 과실 10%"
  • 기사출고 2019.08.21 08: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지법] "손해 확대 원인으로 작용"

주유소 직원이 경유 자동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는 혼유사고를 냈으나, 자동차 소유자가 주유 당시 자동차의 시동을 걸어놓은 과실을 참작, 90%의 책임만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김동현 판사는 8월 14일 주유소 사장 차 모씨가 혼유사고를 당한 2013년식 폭스바겐 제타의 소유주 박 모씨를 상대로 '392,800원을 초과해서는 손해배상채무가 없다'며 낸 소송(2017가단134826, 2018가단130487)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3,481,812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씨는 차씨에게 '3,868,680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반소를 냈다.

혼유사고가 난 시각은 2017. 12. 6. 11:00경. 당시 혼유사고가 난 폭스바겐 제타는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였고, 차량의 주유구 뚜껑에는 큰 글씨로 'Diesel' 이라는 표시가 2군데 기재되어 있다.

당시 원고는 피고로부터 주유비 3만원을 지급받았으며, 피고는 사고 차량을 견인하는 데 51,600원을 사용했다. 김 판사는 또 "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차량의 하자를 수리하는 데 3,787,080원이 소요된다"고 인정했다.

김 판사는 "주유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주유를 하려는 차량이 사용하는 연료의 종류를 확인하여 그에 알맞은 연료를 선택한 후 주유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 바, 원고는 피고에게 그의 종업원이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일으킨 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그러나 "피고로서도 안전사고 등에 대비하여 주유시 시동을 꺼 두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시동을 켜 두었던 과실이 있다고 보이고, 이는 이 사고의 손해가 확대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과실을 참작하여 원고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밝히고, 주유비 3만원과 견인료 51,600원에 예상 수리비 3,787,080원을 더한 3,868,68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산정하고, 이의 90%인 3,481,812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