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러시아 비즈니스를 위한 제언
성공적인 러시아 비즈니스를 위한 제언
  • 기사출고 2009.06.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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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러시아 변호사]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보면, 추운 동토의 나라, 마피아의 나라, 관료주의, 부패 관행 등 부정적인 것들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는 아마도 러시아의 체제전환 초기의 상황이 마치 초기자본주의 형성과정과 비슷해서 자본주의의 가장 비참한 모습들이 그대로 여과 없이 드러났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인식의 근원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영옥 변호사
그러나 국가의 총체적인 통제능력의 상실 등에서 비롯된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은 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을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이후 많은 부분 개선되었다. 또 러시아 국가시장주의라는 측면에서 더욱 강화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시장경제로의 진입을 위한 체제전환 초기의 혼란은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

새 사적 소유권체제 형성

러시아는 헌법, 민법, 토지법의 입법을 통하여 과거 사회주의 국가와는 다른 새로운 사적 소유권체제를 만들어 냈으며, 외국인투자, 세법, 기업관련법들은 더 이상 러시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 심각한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다만 아쉬운 것은 러시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법률에 외국인투자를 보장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령이나 내각령 등의 수단을 통하여 법률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거나 또는 민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계약자유의 원칙이나 기본적인 권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또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설립문서 등을 작성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러시아법에 규정된 정형화된 양식을 따르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때 구제받기가 어렵다.

정형화된 법치 문화 존재

뿐만 아니라 공증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러시아인과의 계약관계에서 러시아인의 요구에 의해 공증을 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즉, 러시아에서는 사적 자치의 원칙에 근거한 계약자유의 원칙 등이 행정적 조치, 규정에 의해 상당부분 침해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실무에 있어서는 매우 정형화된 법치문화가 존재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현실은 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에서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영리행위를 하든 또는 지점이나 대표사무소 등을 설치하여 비즈니스를 하든 간에 러시아법에서 요구하는 형식과 절차에 따라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언급한 바와 같이 특정한 경우에 법률에서 정한 사항이 행정적 수단에 의해 제한되기는 하지만, 이는 러시아에서도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며, 이러한 비합리적인 관행이 형식적으로는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

또 인맥에만 의지하여 법률에 정한 절차와 규정을 경시하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성공적인 러시아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덧붙여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러시아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자 한다면, 러시아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러시아를 이야기할 때 주로 유라시아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치가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문화는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이 반영되어 서구적 개인주의와 동양적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이 혼합된 형태로 내재되어 있다.

동서양 사고방식 혼재

이러한 러시아인의 동서양을 아우르는 특성이 비즈니스 관행에서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서구인에 비해 그리 개인적이지도 않고 친해지기가 좀 어렵지만 일단 친해지고 나면 무리한 부탁을 해서 입장을 곤란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측면이 가끔은 러시아인은 비합리적으로 비춰지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러시아인과 비즈니스를 할 때 친근감을 가지고 하되, 한편으로는 이성적 측면을 잃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모든 계약관계는 문서화하고 필요한 서류는 공증을 해두는 것도 요구된다. 업무와 병행하여 친근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는 복합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김영옥 러시아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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