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위기관리와 법무전략
기업의 위기관리와 법무전략
  • 기사출고 2009.04.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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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 클락]
현재의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위기관리와 경제적 손실의 통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어려울 때 일수록 기업의 법무담당자는 사업상의 위기가 큰 불로 번지는 것을 막는 소방수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위기를 관리하고 경제적 손실을 통제하는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수반할 수 있어야 한다.

◇노먼 클락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한국기업들의 법무 기능은 경영 전략적 접근보다는 사건처리나 서류 검토 등 일상적인 법률업무에 편중돼 있는 듯하다.

일상적 법률업무에 편중

기업의 법무조직 혹은 외부의 자문변호사가 위기관리와 손실 통제의 두 가지 생존 기술을 효율적으로 잘 다룰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했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를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패니메이의 전 최고경영자인 다니엘 머드의 말을 생각해 보면, 패니메이가 왜 실패했는지, 어째서 역사상 가장 심각한 모기지에 근거한 금융 실패가 촉발됐는지, 그리고 70년 만에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이끈 원인이 무엇이었는지가 명백히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패니메이 최고 경영진과 임원들의 안이한 판단 때문에 패니메이는 몰락한 것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위기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기업 관리인의 책무는 예상치 못한 일을 예상하는 것이며, 그것을 실패의 핑계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위기가 닥쳤을 때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 않고, 현실성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대처하는 것 또한 그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사내 법무조직 뿐만 아니라 외부의 자문변호사도 기업의 훌륭한 위기 관리자가 될 수 있다. 기업 법무팀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회사를 위협하는 위기가 닥치기 전에 그 위기에 수반되는 법적 문제들을 사전에 알아차리는 것이다.

숙련된 법무담당자나 변호사의 훈련, 경험, 분석력 등은 매우 미묘한 위기 요소들을 규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다른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이 위기 요소들을 포착하기 훨씬 이전부터 가능하다. 사내 법무담당 혹은 외부의 자문변호사는 회사가 위기관리의 궁극적 목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적 위기관리에는 3가지의 기본 단계가 있다.

통상적인 사업 위기들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 대비책과 대응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기업을 몰락시킬 정도로 타격이 큰 위기는 인식하지 못하는 위기이거나 눈앞에 보고 있으면서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위기들이다. 우리들은 이것을 전략적 사업위기라고 부른다.

아직은 멀리 있지만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위기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기업의 법무담당자들은 다른 임원진보다 이러한 전략적 사업위기들을 먼저 알아차리고 규정할 수 있다.



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초기 경고는 무엇인가?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화의 첫 번째 징후는 무엇인가?

전략적 사업위기 알아내야

기업의 법무팀은 회계, 마케팅, 관리 분야의 임원진들과 긴밀하게 일하면서 다가올 위기의 이러한 징후들을 알아내고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모든 징후는 잘 규정된 일련의 행동 지침들과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외국의 경쟁업체가 국내 기업을 손쉽게 인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새로운 경쟁 법안을 도입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에 따른 사업전략은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가? 회사의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법무팀이 다루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징후의 실체를 파악하고 대처 방안을 계획하는 것은 유연하면서도 효율적인 전략적 위기관리 프로그램의 중요한 첫 단추이다. 보다 고차원적인 높은 수준의 전략적 사업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내 법무팀 또는 자문변호사가 정기적으로 회사의 임원진들과 미팅을 갖고 위기관리를 예행 연습해야 한다.



능력 있는 위기관리자가 되기 위해서 법무담당 혹은 자문변호사는 회사에 닥칠지도 모르는 사업적 위기에 관한 최소한 다음과 같은 여섯 개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가 도래했을 때 그것을 알려주는 지표는 무엇인가?

▲위기로 인한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결과는 무엇인가?

▲위기는 얼마나 나쁠 수 있는가?

▲위기의 결과 가운데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가?

▲시행된 위기 대처 방법은 어떠한 결과를 낳을 것인가?

▲어떻게 이차적 결과물을 다룰 것인가?



첫 번째 규칙은 손실 통제

첫 번째 규칙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손실 통제다. 회사 전체를 집어 삼킬 수도 있는 불부터 꺼라. 그 다음에 불로 인한 걱정을 하라. 침몰하는 배의 구멍부터 막고, 배가 왜 빙산에 부딪히게 되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사업상의 손실을 성공적으로 통제하는 가장 기본적인 6가지 원칙이 있다. 기업의 법무조직은 이러한 원칙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진상을 파악하라.

▲현실을 직시하라.

▲회사의 여러 가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라.

▲문제를 고치는 것에 그치지 마라.

▲진실을 말하라.

▲공포에 빠지지 마라.



회사가 요구하는 '위기관리와 손실 통제에 있어서의 리더십'은 변화되고 있는 법무기능의 역할을 잘 보여주는 한 예이다. 이제 사내 법무 담당이건 외부의 자문변호사건 단순한 법률전문가의 역할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현대의 기업들은 법무조직이 회사 내에서 최고의 전략적 두뇌 집단일 뿐만 노련한 조언가가 되길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노먼 클락은 Legal Management 분야의 전문가로, 30여년간 세계 각 국 정부의 법률 조직과 포춘 1000대 기업 및 다국적 로펌들을 컨설팅 해 왔습니다. 국제적인 법률전문컨설팅사인 워커 클락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현재 IBA Law Firm Management Committee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디카이온의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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