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亞 진출때 법률서비스 활용방안
중앙亞 진출때 법률서비스 활용방안
  • 기사출고 2008.07.16 22: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 훈 변호사]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속한 국가들은 구소련 연방이 해체되면서, 1990년대 초반에 독립한 국가들로서, 자본주의 경제와 제도를 받아들여 현재도 한창 제도정착과 안정을 위한 과정에 있는 국가들이다.

◇고  훈 변호사
'새롭다'라는 말은 '생소하다'라는 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바, 어떠한 해외시장에 있어서도 완전한 확실성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특정시장의 투자적격성을 판단함에 있어 법률적·제도적 측면에 대한 사전조사의 필요성이 절실하며, 중앙아시아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라 하겠다.

우즈베키스탄 토지소유권 인정 불완전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외형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하였다고는 하나, 그 내면은 아직 완전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갖추지 못한 나라들이 많은 바, 이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인정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예컨대 카자흐스탄은 개인 및 법인의 토지소유권이 인정되는데 비하여, 우즈베키스탄은 아직 완전한 토지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등 각국의 발전단계와 경제개방의 정도에 따라 토지에 대한 권리의 인정정도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강력한 대통령제와 풍부한 자원보유고하에서 강력한 경제성장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으나, 그에 상응하여 정정의 불안이 존재하는 국가도 있다고 평가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보편적인 법률적 특징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대륙법계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성문화된 법률에 기초하여 법률문화를 규율하고 있으며, 민법이나 파산법 등 성문법전을 보면, 우리나라의 법률·제도와 유사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중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이 '중재판정의 집행에 관한 뉴욕협약'에 가입하고 있어, 뉴욕협약의 가입국에서 이루어진 중재판정은 해당 국가에서 집행이 인정되고 있다. 다만,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한창 새로운 법률이 제정되고, 기존 법률이 개정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법률적 진로를 예측하기 곤란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짧은 서구적 법률제도의 경험으로 인하여 선례나 법원의 판례가 축적되지 아니하여 실제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선례, 법원 판례 축적되지 않아

필자가 속해 있는 법무법인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에 대한 법률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법률자문인에게 기대하는 법률서비스는 ⒜법률문의 자문이라는 변호사 고유의 역할 이외에 ⒝해당 프로젝트 조정자로서의 역할과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적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이었다고 본다.

특히 ⒝와 ⒞의 역할은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서비스의 내용이며, 그동안의 자문을 통하여 취득한 경험과 당해 프로젝트에 대하여 가지는 기본시각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참여자 모두에게 plus sum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조정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역할이 요구되는 이유는 ⒜신흥시장의 특성상 참여당사자 모두 새로운 시장참여자이므로 상호간의 미숙한 경험을 극복하고 공통의 이익을 조화롭게 조정하고, 총체적으로 극대화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 중요성이 존재하며, ⒞프로젝트 수행에 따르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위험요소를 예측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법적 검토를 포함하여 종합적인 컨설팅이 요구되기 때문이라 하겠는 바,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적으로는 사전정보 취득 기회의 제공자 역할이다. 법률자문인은 특정시장에 대한 법률과 제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해당 시장의 일반적인 사항들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체득되어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대한 자문수행을 통하여 개별적 분야뿐만 아니라 그 연관분야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거나, 또는 그와 같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경로와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법률서비스는 해당 국가에 대한 사전정보 취득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라 하겠다.

사전정보 취득 기회 제공해야

다음으로는 위험요인의 분석과 관리방안의 제공이라 하겠다. 신흥시장 모두가 우리나라와는 법률과 제도가 상이한 나라인 관계로 해당 국가의 법률 및 제도에 기하여 프로젝트가 수행된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착수시점에서 고려되었던 법률 및 제도가 급변하는 경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프로젝트 대상 국가의 법률적·제도적 안정성에 대한 확신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는지 여부가 위험분석에 있어 중요한 하나의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위험의 유형별 분석에 입각한 당해 프로젝트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위험관리방안 상호간의 유기적 관계를 관련 계약서에 잘 구성하는 것이야 말로 중앙아시아시장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법률서비스의 하나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해당 국가에 있어서 유능한 전문가와의 가교 역할을 들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외국변호사라 할지라도 자국기업의 우리나라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려 하듯이 우리 법률자문인의 경우에도 해당 국가의 유능한 법률자문인을 포함한 전문가집단과 우리 기업을 연결시켜 주고, 그들로부터 제공되는 숙련된 법률자문을 통하여 최선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는 법률과 제도가 하루아침에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형성되는 유기적 결과물이며, 그에 정통한 해당 국가의 경험 많은 전문가야말로 우리 기업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국 전문가 연결 가교 역할도

결론적으로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계층과 업무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지식정보사회에 있어 법조인은 단순한 분쟁의 해결자, 판정자의 역할을 뛰어 넘어 고객에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로서 거듭 자리 매김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역설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우리 법조인에게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사료된다.

고 훈 변호사(hnk@leeko.com)

Copyrightⓒ리걸타임즈(www.legaltime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