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하는 스페인 로펌들
해외로 진출하는 스페인 로펌들
  • 기사출고 2008.07.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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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리아 반도 넘어 동유럽 시장 집중 공략파트너 파견해 부동산 개발 등 스페인 기업 투자 지원
전세계 로펌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로펌들도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분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소식은 스페인 로펌들의 해외시장 개척 이야기다.

◇임석진 미국변호사
전통적으로 스페인계 법률사무소들은 리베리아 반도와 라틴 아메리카에 강한 근거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선도적인 스페인계 법률사무소들이 서서히 동유럽, 아시아, 그리고 북아프리카 등 미국과 영국계의 로펌들조차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역들에 먼저 발을 내딛고 있다. 현재 이 지역들로 진출한 대표적인 스페인 로펌들로는 Uria Menendez, Garrigues, Maniega & Soler, 그리고 Cuatrecasas가 있다.

1940년경 법학과 교수가 설립

Uria Menendez는 1940년경 법학과 교수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 유럽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로펌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은 미국, 유럽,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 걸쳐 전 세계에 14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리베리아 반도 주위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주로 국제 비즈니스와 거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41년 설립된 또 하나의 유서깊은 스페인 로펌인 Garrigues는 리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스페인 이외에 8개의 해외 오피스를 두고 있다. 조세에 관한 특정화된 법률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주로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명성을 쌓아왔다.

Maniega & Soler는 1992년, 당시로는 젊은 변호사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지금은 스페인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로펌 중 하나로 성장했다. 5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국내법과 국제법을 넘나드는 종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uatrecasas는 리베리아 반도를 대표하는 가장 큰 규모의 로펌 중 하나다. 8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주로 비즈니스와 관련된 법률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의뢰인들을 맞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여러 도시를 비롯하여 런던, 뉴욕, 파리 등 전 세계에 오피스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스페인계 로펌들이 자국인 스페인 이외의 나라에 활발하게 진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15년간 스페인계 기업들이 지역적인 수준에서 탈피하여 세계적인 성장과 팽창을 해 온 것 때문이라고 Garrigues의 매니징 파트너인 호세 마리아 알론소는 말한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즈니스가 세계로 확대되고, 전통적인 기업문화가 세계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됨에 따라 국내 로펌들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와 활동 영역 역시 눈에 띄게 확장, 변화돼 가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라예보, 바르샤바에 새 사무소

근래에는 동유럽 시장이 스페인계 로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표적이 되고 있다. 2006년 Maniega & Soler가 사라예보에 사무소를 오픈한 것에 이어 작년에는 Garrigues와 Uria가 바르샤바에 새로운 사무소를 개설하였다. 동유럽에 현지 법률사무소를 개설함에 있어서 스페인계 로펌들은 기존의 고객에 의존하거나 영업에 치중하는 현지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기 보다는, 본사에서 현지로 파견한 스페인 파트너들이 전문성을 갖춘 현지인 소속 변호사들(associates)을 고용하여 스페인 본사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Uria의 폴란드 사무소에는 한 명의 스페인 파트너, 두 명의 스페인 소속 변호사, 두 명의 폴란드 소속 변호사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있는 다른 10명의 변호사들로부터 업무 협조를 받고 있다. Uria의 폴란드 사무소는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체코 공화국의 부동산, 금융, 풍력 에너지 투자에 관심이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고객들을 상대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ria의 마드리드 사무소에 있는 파트너 변호사 Jaime Folguera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에서는 동유럽의 부동산 개발과 공항, 도로 등의 인프라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는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스페인의 동유럽 부동산 투자 규모는 증가 일로에 있으며, 이러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 예측했다. 동유럽 신흥경제의 발현은 20년 전 스페인이 유럽연합의 기금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단위 건설 공사를 진행하였던 경우와 매우 유사하다. 이제는 유럽연합이 동유럽 국가들에 기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페인 기업들은 이 신흥경제국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Garrigue의 알론소는 말했다. Garrigue는 루마니아의 부카레스트에 새로운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Maniega 불가리아에 사무소 계획

Maniega & Soler는 한 고객이 사라예보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보스니아가 바르셀로나에 기반을 둔 Maniega의 해외 진출에 디딤돌이 되었다. 스페인에 70명의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는 이 로펌은 9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사라예보 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스니아의 대규모 은행과 스페인계 고객인 PGG group, Gustion De Aguas De Levante Almeriense S.S, Ricson Sociedad Anonima 등을 대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Maniega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불가리아에도 사무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Maniega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사용하는 전략은 주로 Maniega의 기업 고객 중 중간 사이즈의 스페인 회사들이 해외로 사업을 확대할 때 동반하여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스페인에서 감자 등 농산물 사업을 하는 고객이 체코에서 대규모로 감자 재배를 할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경우 이러한 프로젝트의 진행을 통해 체코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한다는 것이다.

◇임석진 미국변호사는 미 브라운대와 콜럼비아 대학원, 보스톤 칼리지 로스쿨과 런던대 킹스 칼리지 로스쿨을 나왔습니다. 법무법인 김 · 장 · 리에서 미국변호사로 활약중입니다.

본지 편집위원(sjlim@kimchangl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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