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로맨스 스캠' 사기범인 B로부터 '군에서 퇴역하는데 예멘은 은행 이용이 안되니 미국 계좌를 만들어 은퇴 자금을 받아달라'는 말을 듣고 자신 명의로 미국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B에게 인적사항을 알려주었다. B는 A에게 'A 명의 미국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은퇴 자금을 찾으려면 A를 데리러 한국에 와야 하고 급한 상황이라 제트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제트기 전세비용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해야 하니 A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해서 알려주는 전자지갑으로 보내달라, 도와주면 나중에 집과 차를 사 주겠다'라고 말했다. A는 B의 지시대로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등록된 A 명의 계좌를 이용하여 B가 로맨스 스캠 범행을 벌여 편취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다음 2022. 2. 8.경부터 2022. 4. 4.경까지 총 114,844,216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B가 지정하는 전자지갑으로 전송했다.

B는 이에 앞서 2022. 1. 27.경 SNS를 통해 캐나다 국적의 한국인으로 팔레스타인에서 근무 중인 군인이라고 하면서 피해자 C의 환심을 산 후, '퇴직금을 피해자 명의 계좌로 보내려고 하니 퇴직금이 들어 있는 휴면계좌를 푸는 비용 800만원을 보내달라'고 거짓말하여 2022. 2. 7. A 명의 계좌로 800만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2. 4. 1.경까지 총 5명의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그들로부터 총 9회에 걸쳐 합계 133,000,000원을 송금받아 편취했다. 물론 B는 팔레스타인에서 근무 중인 캐나다 국적의 군인이 아니었고, C 명의 계좌로 보낼 퇴직금도 없었다.

창원지법 이하윤 판사는 2월 14일 사기방조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탈법행위 목적 타인 실명 금융거래 방조) 혐의를 적용, A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23고단1989).

이 판사는 "이 사건의 정범은 피고인을 통해 비로소 범행의 수익을 취득할 수 있었으므로 그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였다고 할 것인 점, 피고인은 과거에도 매우 유사한 방법의 '로맨스스캠' 범죄에 가담하여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피고인은 취득한 범행 수익이 적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일정 기간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피해자별 입금액과 비트코인 전송액 사이의 차액인 약 1,800만원 상당이 피고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