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Talk] 변호사와 세일즈
[Law Talk] 변호사와 세일즈
  • 기사출고 2024.06.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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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근 변호사

"나는 세일즈맨이 되기 싫어서 변호사가 되었는데 변호사도 세일즈맨과 다름 없더라."

로펌 변호사 저년차일 때 같은 로펌의 지인이 변호사 업계를 떠나면서 남겼던 말이다.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제 생존을 위해 '세일즈' 또는 '영업'을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에 변호사가 되기 전에 가졌던 기대와 냉정한 현실의 차이를 뒤늦게 느끼고 실망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윤덕근 변호사
◇윤덕근 변호사

그러나 '세일즈맨'을 폄하할 필요도 없거니와, 변호사가 세일즈맨과 같다고 하여 이상하게 볼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그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원하게끔 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일즈(sales)'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책과 가치관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어 표를 받아야 하고, 식당은 손님들의 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여 인기를 끌어야 하듯이, 변호사는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여 의뢰인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의뢰인이 자신의 서비스를 찾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팔아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잠재적 고객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서비스를 구입하도록 설득해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법조계에 진출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창시절 공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던 사람들이지만,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업의 세계에서의 반드시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오히려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영업의 방법이나 기술은 분야와 상황에 따라 다양해서 정답이 없겠지만, 단순히 사람을 많이 만나 술 마시고 골프 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상대방을 얼마나 공감해 주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공감하게 하는 것이 본질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 쉽지 않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상처도 받고 시행착오도 되풀이 하는 것 같다.

링크드인 등 SNS에 올라오는 다양한 글에 공감할 때가 많다. 법조계를 겨냥한 글들이 아님에도 경영전략, 조직관리,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분들이 공유하는 글에서 많은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얻고, 개인적으로 크게 도움이 될 때도 적지 않다.

변호사 일도 하나의 사업이고, 세일즈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변호사가 세일즈맨이라 싫었다는 지인의 말보다, '영업은 종합예술'이라는 말에 더 공감을 느낀다.

윤덕근 변호사(Trowers & Hamlins LLP, tyun@trowers.com)